시선 너머/작은 이야기

푸르고 예쁘게, 향기를 피우며

난짬뽕 2025. 3. 28.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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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결혼식이 있어 대전으로 내려가게 되었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섰지만, 경부고속도로가 꽉 막힌 상태. 우리는 돌고 돌아 아산을 거쳐 세종을 지나는 길을 선택했다. 

 

다들 어디로 향하는 거지? 이쪽 길도 그리 만만치는 않았다. 이 즈음에서는 나와 줘야 하는데. 길가에 쭉 늘어선 호두과자 판매점. 남편이 차를 세우고, 천안태극당 호두과자를 사 왔다. 남편 입에 하나 쏙 넣어주고, 나도 하나 먹고, 다시 남편에게, 또 나에게~~~ 금세 흔적도 없이 다 비워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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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을 지나는 길에 만난, 도로 중앙에 설치되어 있는 저 길이 특이했다. 나중에 보니, 자전거도로였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 결혼식장 로비에 들어서자, 여기저기에서 낯익은 얼굴들이 다가왔다. 오늘은 왕선배님이 혼주다. 그 옛날 우리들은 작은 마을의 성당에서 있었던 선배님의 결혼식에도 갔었고, 오늘 결혼을 하는 신랑이 어렸을 때 너무 귀여워서 서로 놀아주려고 경쟁도 했었다. 

선배도 정이 넘쳤지만, 선배의 천생연분이었던 언니는 더욱 좋았다. 어려웠던 시절, 집을 떠나 타지에서 생활하던 우리들은 언니가 해주는 밥을 안 먹은 사람들이 없었다. 내 결혼식 전날 함을 받을 때에도 선배와 언니, 오늘의 신랑인 어린 꼬마까지 모두 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다. 

오늘 결혼식은 주례선생님이 따로 계시지 않았고, 대신 신랑 아버지인 선배의 축하사가 있었다. 신부 부모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신랑신부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건넨 선배. 마지막으로 자신의 아내를 향해 고생했다며 손하트를 던졌다. 아니 아니, 오늘은 아드님 결혼식입니다요. 이곳에서 이렇게 달콤한 애정표현을 하시면 안 됩니다요. ㅎ

 

식이 끝나고 밥도 맛있게 너무 많이 먹었다. 선배들이 그냥 헤어지기 아쉽다면서 성심당 DCC점으로 향했다. 우동 한 그릇은 먹고 가야 한다면서 우동야로 들어섰는데, 우동 그릇을 보니 도저히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나를 포함해서 모두들 잘 먹는 사람들이라서 웬만하면 먹을 것을 사양하지 않는 편이지만, 우리들한테도 이런 날이 있다면서 함께 웃었다. 그래도 살짝 아쉬운 마음에 뭐라도 하나 더 맛보게 하려는 선배가 부부당 컵우동을 하나씩 쥐어 주었다.

 

대전이 이렇게 아름다웠구나. 대전에서 즐겁고 신나는 하루를 보낸 우리들은 서로의 안부를 전해 듣느라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몰랐다. 다시 서울로 올라가는 길, 왕선배에게서 전화가 왔다. 조만간 오늘의 멤버들이 다 함께 뭉치자고. 

푸르고 예쁜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은 큰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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