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너머/작은 이야기

신동엽 '4월은 갈아엎는 달', 사월(四月)은 일어서는 달

난짬뽕 2025. 4. 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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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령에서 바라보는 울산바위

 

4월(月)은 갈아엎는 달

신동엽

 

내 고향은

강 언덕에 있었다.

해마다 봄이 오면

피어나는 가난.

 

지금도

흰 물 내려다보이는 언덕

무너진 토방가선

시퍼런 풀줄기 우그려넣고 있을

아, 죄 없이 눈만 큰 어린것들.

 

미치고 싶었다.

사월(四月)이 오면

산천(山川)은 껍질을 찢고

속잎은 돋아나는데,

사월(四月)이 오면

내 가슴에도 속잎은 돋아나고 있는데,

우리네 조국(祖國)에도

어느 머언 심저(心底), 분명

새로운 속잎은 돋아오고 있는데,

 

미치고 싶었다.

사월(四月)이 오면

곰나루서 피 터진 동학(東學)의 함성,

광화문(光化門)서 목 터진 사월(四月)의 승리(勝利)여.

 

강산(江山)을 덮어, 화창한

진달래는 피어나는데,

출렁이는 네 가슴만 남겨놓고, 갈아엎었으면

이 균스러운 부패와 향락(享樂)의 불야성(不夜城) 갈아엎었으면

갈아엎은 한강연안(漢江沿岸)에다

보리를 뿌리면

비단처럼 물결칠, 아 푸른 보리밭.

 

강산을 덮어 화창한 진달래는 피어나는데

그날이 오기까지는, 사월(四月)은 갈아엎는 달.

그날이 오기까지는, 사월(四月)은 일어서는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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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이 오기까지는, 사월(四月)은 갈아엎는 달. 사월(四月)은 일어서는 달.

이런 제목의, 이런 시가 있었다니. 우리 역사의 4월은 그동안 너무나 서러웠고, 그래서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2025년의 4월은 다시 희망을 꿈꾸고, 모두가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엇을 갈아엎고, 어떻게 일어설지는 지금의 우리에게 주어진 의무이자 권리인 듯하다. 갈아엎은 이 땅에서 새롭게 씨를 뿌리고 푸른 열매를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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