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베네치아의 골목은 다르다. 그곳에서는 길을 잃어도 좋다! 일상에서 조금 더 먼 곳으로 떠났던, 지난 6월의 베네치아로의 여행은 낯선 곳에서의 특별하면서도 어쩌면 전혀 특별하지 않았던, 반복되는 익숙한 것들과의 짧은 이별이었다. 교차하는 긴장과 설렘 속에서 나의 내면은 한층 단단해지고, 보다 유연해지기도 했다. 현실 속에서 잠들어 있던 새로움에 대한 갈증들이 하나둘씩 깨어났고, 잘 보이지 않았던 생각들이 모습을 드러내는 것 같았다. 미로 같은 베네치아의 골목들 사이에서 잠시 길을 잃었을 때에도 오히려 한동안 풀리지 않았던 얽혀 있던 복잡한 사고의 실타래들이 하나둘씩 풀려나가는 것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번 여행은 뜻밖의 선물 같은 값진 시간이었고, 일상에 쫓기던 나에게 마음의 여유와 소소한 기쁨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