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마르트르 공동묘지에 가기 위해서 길을 나선 것은 아니었다. 새벽 5시 59분에 영국에서 출발하는 파리행 유로스타를 타기 위해 런던 세인트 팬크러스 인터내셔널 역에 4시경에 도착했다. 깜빡 늦잠을 잘까 봐 자는 둥 마는 둥 밤을 지새우기도 했고, 회의 준비로 긴장한 탓인지 두통으로 인해 머리가 많이 무거웠다. 더욱이 6월에 내리쬐는 파리의 햇살은 나에게는 너무 뜨겁고 따가웠다. 그래서 산책이라도 할 겸 무작정 호텔을 나왔다.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보다 테르트르 광장을 좋아하는 나는 그 이유로 인해 테르트르 광장을 쉽게 오르내릴 수 있는 지역의 작은 호텔인 라 몽뎅을 예약했다. 구두를 벗고 운동화를 신으니 조금은 뛰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호텔에서 점점 멀리 속도를 내며 달리다가 나는 몽마르트르 공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