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와 함께 한 어느 날 오후 추리소설 같은 사진이야기 우리가 무엇인가를 담아내는 방법 중 가장 진실되게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것은 바로 '사진'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것은 아무리 유명한 문학가가 빼어난 구성으로 뽑아낸 개연성 있는 허구의 묘미나, 목소리 고운 성악가가 내려놓는 깊은 저음의 감동과는 비교될 수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대부분의 것들은 보이는 그 대상보다는 그것을 담아내고자 하는 객체의 입장에서 휘둘러지는 힘이 너무 강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진 역시 카메라라는 통과의례를 거쳐 여과되긴 하지만, 최소한의 가감으로 있는 그대로를 옮겨 놓을 수 있는 이 안에서 만큼은 포착되는 그 대상이 완벽한 주체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세련되지 못한 편견 때문인지, 저는 꾸미는 사진에는 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