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된 그들만의 암호 압구정동 압구정동이라는 문화의 한 조각을 들춰보면 그 속에는 우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한 단면이 동시에 그려져 있다. 이곳의 패션과 건축, 혹은 거리의 사람들이 혼재된 풍경을 보면 압구정동의 물질적 토대는 탈 산업과 소비의 축적으로 지탱되고 있는 듯하다. 한국 물질문화의 쇼윈도 역할을 해내고 있는 압구정동은 마치 365일 동안 단 하루의 휴일도 없이 손님을 맞이하는 잘 정돈된 전시장 같다. 예전부터 방송국 카메라가 가장 빈번하게 찾아오는 곳이며,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신종 구경거리 지역으로 고급 물품이 즐비해 있는 부의 상징으로 대변된다. 그러나 압구정동은 회원제로 운영되는 카페와 멋진 겉모습을 갖추지 못한 손님에게는 출입이 허용되지 않는, 일정한 수준 이상의 소비 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