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의 작품 <해바라기>에 토마토 수프가 뿌려지다니

사진_ hu / 반 고흐의 해바라기

 

영국 런던 내셔널 갤러리(National Gallery)에 전시된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인 <해바라기>에 토마토 수프가 뿌려진 사건이 발생했다고 한다. 현지시각으로 지난 10월 14일 BBC 방송에 의하면, 환경단체인 '저스트 스톱 오일(Just Stop Oil)'의 활동가 두 명이 이날 오전 11시쯤 내셔널 갤러리에 들어가 <해바라기>에 하인즈 사의 토마토 캔 수프를 끼얹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해바라기>에 수프를 끼얹은 후에 접착제로 미술관 벽에 자신들의 손을 붙이기도 했는데, 활동가 중 한 명은 "예술이 생명, 식량, 정의보다 소중한가"라며 "그림을 지키는 것이 더 걱정인가, 아니면 우리 지구와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이 더 걱정인가"라고 말했다고 한다. 

 

내셔널 갤러리 측은 사건 당시 그림은 유리 액자에 끼워져 있어 직접적인 손상은 입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현지 경찰은 트위터에 "경찰관들이 급히 현장에 출동했다"며, 사건을 일으킨 두 사람을 재물손괴와 불법 침입 혐의로 체포하였으며 현재 경찰관들이 이들의 손을 미술관 벽에서 떼어내고 있다고 전했다.

 

시위를 벌인 이 환경단체는 지난 7월에도 내셔널 갤러리에 있는 존 컨스터블의 <건초마차> 프레임에 손을 붙이는 시위를 벌인 바 있는데, 정부에 화석연료 신규 허가 및 생산 중단을 촉구하는 단체로 알려져 있다. 연속하여 미술관의 예술작품을 겨냥한 시위를 펼쳐 비판을 받고 있다고 한다. 

 

고흐의 대표작 중 하나로 많이 알려진 <해바라기>는 1888년 작품으로, 알려진 바로는 8420만 달러, 한화로 약 1200억 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해바라기는 이제 반 고흐를 떠올리게 하는 꽃이 되었다. 그만큼 고흐는 해바라기 꽃의 강한 모티브를 발견하고, 그것을 그리는 것에 몰두하였다.

 

특히 아를르에서 살고 있던 시기에 있어 해바라기는 그의 중심적 주제이기도 했다. 노란색을 둘러싼 불꽃같은 꽃잎이 고흐의 잠재적인 정열을 만나 생명력 있는 작품으로 이어진 느낌이 든다. 고흐는 네덜란드에서 파리로, 다시 파리에서 아를르로 조금이라도 더 태양에 다가가려고 했던 것처럼 보인다. 

 

그의 이러한 태양을 향한 집념은 어쩌면 해바라기를 꼭 닮아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고흐는 아를르 지방에서도 여러 점의 해바라기를 그린 작품을 남기기도 했는데, 그 결과 해바라기는 곧 고흐의 대명사처럼 생각되었다. 해바라기의 형상이나 색채, 그리고 해를 향하는 모습 등이 모두 태양을 향한 고흐의 내면적 원형이라는 이야기들이 언급되곤 한다. 

 

고흐 자신이 그의 동생인 테오에게 말했듯이, <해바라기>를 오랫동안 가만히 보고 있으면, 왠지 태양을 향한 그만의 찬가를 부르고 있는 듯하다. 어쩌면 반 고흐는 자신의 강렬한 생명력을 해바라기를 통해 투영시킨 것은 아닌가 싶다.  

 

지난 2022년 5월 29일에는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작품인 <모나리자>  그림에 휠체어를 탄 여성 노인으로 분장한 한 남성이 케이크를 던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다행히 <모나리자> 역시 보호 유리 덕분에 그림에는 직접적인 손상은 빗겨나갔지만, 최근 들어 미술작품들이 여러 가지 이유들로 인해 수난을 맞고 있다.

 

<모나리자>에 케이크를 던진 남성 역시 사건 직후 보안대에 잡혀 끌려나가면서 "지구를 생각하라"라고 외쳤다고 한다. 지구를 생각하고 환경을 보전하고자 하는 그 사람들은 왜 자꾸 미술작품을 공격하고 있는 것일까. 목적을 정당화하려는 잘못된 수단은 그 자체로 이미 폭력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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