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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 샤갈 <생일>, 우리 삶에 진정한 의미를 갖는 단 하나의 색은 사랑이다

난짬뽕 2023. 7. 12.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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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 샤갈의 <생일>

마르크 샤갈의 <생일>

얼마 전 프랑수아즈 사강의 작품인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읽은 적이 있다. 민음사에서 펴낸 세계문학전집 시리즈였던 그 책을 읽으면서 나는 한 가지 궁금증을 갖게 되었다. 왜 마르크 샤갈의 작품이었을까. 그의 많은 작품들 중 굳이 <생일>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책 표지 상단에 있는 그림. 이 작품은 마르크 샤갈의 1915년 작품인 <생일>이다. 두 발이 공중에 떠 있고, 두 남녀 역시 몸이 붕 떠 있는 상태에서 입맞춤을 하고 있다.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 작품을 보고 있으면, 사랑하는 연인이 갖게 되는 아름다운 감정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실제로 이 작품은 샤갈의 생일에 사랑하는 약혼녀인 벨라 로젠펠트가 꽃다발을 들고 찾아오자, 그 설렘과 기쁨의 순간을 화폭에 담은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샤갈은 벨라와의 결혼식 열흘 전인 자신의 생일날에 그 사랑의 환희를 <생일>이라는 작품 안에 담아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그림을 보고 있으면, 두 인물의 사랑이 예뻐 보여 나도 덩달아 행복한 기분이 든다. 

 

샤갈의 작품에 등장하기도 하며, 그에게 예술적 영감을 주는 뮤즈 역할을 했던 벨라를 만난 것은 고향 비테프스크에서 친구의 소개를 통해서였다. 자신보다 여덟 살 어린 벨라를 처음 보았을 때부터 샤갈은 사랑의 감정이 싹텄고, 그녀와 결혼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때 벨라는 열네 살의 소녀였다. 

 

샤갈의 집안과 달리 부유했던 벨라의 집안에서는 샤갈과의 결혼을 반대했는데, 샤갈이 예술가로 성공한 후에도 여전히 반대는 계속되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년 간의 노력 끝에 그들은 결혼을 하게 된다. 30여 년간의 결혼생활동안 샤갈은 벨라에 대한 사랑을 그림으로 자주 표현했고, 1944년 그토록 사랑했던 벨라가 급성 간염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샤갈은 한동안 슬픔에 잠겨 그림을 그리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우리 인생과 예술에
진정한 의미를 갖는 단 하나의 색은
사랑의 색이다.
삶이 언젠가 끝나는 것이라면,
삶을 사랑과 희망의 색으로 칠해야 한다.


마르크 샤갈의 이 말을 통해, 나는 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책 표지에 왜 샤갈의 그림이 실렸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집안에서 태어나 어려움을 겪었고, 유대인이었기 때문에 많은 시련도 피할 수 없었던 샤갈의 캔버스에는 늘 사랑과 희망의 색으로 가득 채워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삶에는 오직 사랑의 색채만 있다

마르크 샤갈(1887~1985)은 러시아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어려운 집안 사정에도 그림을 좋아하는 샤갈을 위해 그의 어머니는 아들을 공립학교에 보내 실력을 쌓을 수 있게 했으며, 그 후 한 후원자의 지원을 받아 프랑스 파리로 가게 된다. 파리에서 다양한 화풍의 작품들을 접하며 시야를 넓히게 된 샤갈은 그 속에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이뤄 가는데, 그 바탕에는 고향에서의 추억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또한 어린 시절에 접한 설화나 성서 등을 통한 상상력에 사랑과 행복의 감정을 담아 화폭에 자유롭게 표현했다고도 하니, 그의 작품을 보면서 샤갈이 담아내고자 했던 그의 마음을 같이 바라봐 보는 것도 좋은 감상이 될 것 같다. 

나는 그냥 창문을 열어두기만 하면 됐다.
그러면 그녀가 하늘의 푸른 공기, 사랑, 꽃과 함께 스며들어 왔다.
그녀는 내 그림을 인도하며 캔버스 위를 날아다녔다."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추억하는 마음을 고스란히 자신의 그림 속에 담을 수 있었던 마르크 샤갈. 그의 작품이 따뜻하고 아름다운 설렘을 전해주는 것은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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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즈 사강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브람스 교향곡 3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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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1959년에 출간된 프랑스 출신의 작가인 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이다. 자유분방한 오래된 연인 로제에 익숙해져 있는 서른아홉의 실내장식가 폴과 그녀에게 첫눈에 반한 14살 연하의 청년 시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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