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모든 아름다움/미술

명화로 만나는 가을날의 정취

난짬뽕 2021. 10. 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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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만나는

가을날의 정취

 

 

그림 너머의 세상에도 가을이 물들어 있습니다. 은은한 달빛에도 수줍은 첫사랑의 설렘이 비추고, 차가워진 바람결을 따라 낙엽을 밟는 소리가 마음을 울리기도 합니다. 우리들의 모든 삶이 아름다워지는 계절, 가을의 미술관으로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고단한 일상에서의 짧은 평온함

정오의 휴식

 

인생의 시련과 고난을 생생하게 그림으로 남긴 빈센트 반 고흐는 이 작품을 그린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스스로 비극적인 생을 마감합니다. 이 작품의 제목처럼, 고흐 역시 평온한 휴식을 취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수확을 마친 노란 밀밭에서 열심히 일했던 부부는 쌓아 놓은 건초 더미에 누워 잠시 쉬고 있습니다.

 

어느새 곤히 잠든 부부의 모습에서 일상의 아름다움이 묻어 나옵니다. 아내는 엎드린 채 잠이 들었고, 벗어놓은 남편의 신발에서는 고단함이 느껴집니다. 먼발치에 보이는 마차 옆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한 쌍의 소도 여유롭게 보입니다. 이제 잠시나마 휴식을 취한 부부가 잠에서 깨고 나면, 땀 흘려 일군 수확물을 마차에 싣고 뿌듯한 마음으로 집으로 향할 것입니다.

 

노란 들판과 대비되는 농부 부부의 푸른색 옷이 멋진 보색 대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없이 맑기만 한 푸른 하늘 아래에서 고된 오전 작업으로 피곤한 농부와 아낙의 쪽잠. 어쩌면 하루 종일 농사일에 매달려야 하는 그들 부부에게 고흐는 짧은 평온함을 안겨주고 싶었을 것입니다. 서민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의 감정으로 화폭에 옮긴 이 작품은 애처로운 현실 또한 아름다운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듯합니다. 

 

빈센트 반 고흐, Rest from Work - After Millet. 1890년, 캔버스에 유채, 73×90㎝, 오르세 미술관

 


수확의 들판에서 삶에 대한 희망을

이삭 줍기

 

<만종>, <씨 뿌리는 사람>과 함께 밀레의 3대 걸작 중 한 작품입니다. 허리를 굽혀 이삭을 줍고 있는 두 여인과 그 오른편에 약간 허리를 편 한 여인의 배치가 주는 견고한 짜임새와 양감이 먼 지평의 배경을 통해 보다 사실적으로 전달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견고한 인물의 설정 때문에 이 작품이 출품된 1857년에는 가난한 사람들의 모습을 너무 현실적으로 나타내었다고 하여 일종의 사회적 항의의 성격을 보여준다는 비평이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밀레는 어려서부터 농촌과 깊은 관계가 있었습니다. 노르망디의 코탕탱 반도 끝에 있는 조그만 마을인 그뤼시의 농가에서 태어난 그는 농촌에 파묻혀 지내며, 주로 농촌과 농민들의 모습을 그리곤 했습니다. 추수가 끝나면 지주들은 밭에 떨어진 이삭들을 가난한 사람들이 주워가는 것을 허락했다고 합니다. 

 

황금빛 들판에서 낟알을 줍는 여인들의 모습을 통해 당시 농민들의 가난한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듯합니다. 가난으로 인해 힘든 일상이지만, 삶에 대한 희망을 굽히지 않는 보통사람들의 모습이 묘사된 그림. 구부린 아낙들의 등을 비치는  따듯한 빛을 통해 밀레는 가난한 농민들로부터 희망을 꿈꾸게 했던 것 같습니다. 

 

장 프랑수아 밀레, The Gleaners, 1857년, 캔버스에 유채, 83×111㎝, 오르세 미술관

 


마음까지 넉넉해지는 풍요로움

가을

 

굳이 작품의 제목을 알지 못하더라도, 그림을 보는 순간 풍성함이 전해지는 우리나라의 한가위를 떠올리게 합니다. 가을을 표현한 이 작품은 포도와 호박을 이용하여 모자를 만들고, 사과와 배, 버섯, 옥수수 등을 조합하여 얼굴을 표현했습니다. 풍요로운 가을의 풍경을 엿볼 수 있지만, 사실 이 그림은 프라하 궁정에서 신성로마제국의 막시밀리안 2세 황제의 초상화입니다. 

 

화가의 아들로 태어난 주세페 아르침볼도는 과일과 꽃, 동물, 사물 등을 이용하여 사람의 얼굴을 표현하는 독특한 기법의 화풍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화가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와 함께 밀라노 대성당의 스테인드 글라스 화공으로 일하다 1562년 프라하로 건너가 궁정화가로 활동하게 됩니다. 

 

그림을 퍼즐처럼 조각내어도 각 부분들이 하나의 완벽한 정물화가 될 정도로 표현의 기교가 정교한 것이 특징입니다. 원래 막시밀리안 2세는 늘 술에 취해 하는 일마다 실수투성이로 출중한 왕은 아니었는데, 아르침볼도의 기발한 그림 덕분에 후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막시밀리안 2세의 아들인 루돌프 2세도 아르침볼도를 궁정화가로 연임시켜 자신의 초상화를 그리게 했다고 하는데요. 궁정에서 황제의 초상을 각 계절에 맞는 동식물로 그렸다는 것이 놀랍기만 합니다. 

 

주세페 아르침볼도, L' Automne, 1573년, 캔버스에 유채, 77×63㎝, 루브르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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