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프랑스 파리

몽마르트르 테르트르 광장, 나만의 작은 축제를 위하여

난짬뽕 2022. 12. 12. 16:29
728x90
반응형

사진_ hu

혼자만의 여행이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그래서 나 자신에게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곳이 바로 파리가 아닐까 싶다. 그곳에서 즐기는 나만의 작은 축제. 그것은 내가 몽마르트르의 테르트르 광장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파리는 드뷔시, 모네, 피카소, 헤밍웨이 등 세계의 많은 화가와 문학가, 음악인들이 사랑한 도시이다. 특히 19세기 프랑스 몽마르트르(몽마르뜨)는 그 시절 예술가들의 아지트이기도 했다. 

 

그 당시 도심지 개발에 밀려난 가난한 화가들이 이곳으로 모여들게 되면서, 몽마르트르는 근대미술의 본고장이라는 수식어도 갖게 되었다. 한때 유명한 화가들이 거쳐간 곳으로 알려진 테르트르 광장은 지금 무명 예술가들의 야외 갤러리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관광객들의 초상화나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화가들도 많은 테르트르 광장은 파리시에 정식으로 등록된 화가들만이 작업 공간을 잡을 수 있다고 한다. 그만큼 예술적인 자부심도 큰 곳이다. 

사크레쾨르 대성당을 왼쪽으로 끼고돌면 골목 하나가 나오는데, 이 길로 들어서면 테르트르 광장으로 접어들게 된다.  

반응형

파리 전경을 소재로 한 그림들과 엽서들, 각종 기념품들을 만날 수 있다. 구경하다 보면 마음에 드는 그림들도 발견하게 된다. 

루브르 박물관에서 가장 많은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는 모나리자가 이곳 테르트르 광장 기념품점에서도 열일을 하고 있다. 물론 어린 왕자 역시 예외가 아니다. 

진지하게 꼬마숙녀의 초상화를 그리고 있는 거리의 화가. 그리는 사람도 모델도 모두 진지하다. 

몽마르트르 테르트르 광장을 천천히 거닐면서, 내 마음을 사로잡은 그림 한 점을 만나게 되었다. 그림을 그린 화가는 자리를 비운 채, 그림만이 광장에 서 있었다. 

바로 이 그림이다. 왜 이 작품에 내 마음이 사로잡혔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이 그림이 좋았다. 

한참을 그림 앞에 서서 이리 보고, 저리 보고 하다가는 맞은편 카페의 테라스에 자리를 잡았다. 

초코 듬뿍의 크레페, 너무 달다. 그렇지만 햇살이 좋은 테르트르 광장에서 편안한 자세로 마음껏 저 그림을 감상하는 것만큼의 달콤함에 비할 바는 아니다. 

2015년에 발생한 파리 테러 이후, 파리의 주요 명소에서는 종종 무장한 군인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처음 그들의 모습을 보면 약간 당황스럽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저 그림은 멀리서 바라만 봐도 좋았다. 나는 미술작품에 관한 특별한 지식이나 안목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르트르 광장에서 이렇게 편안한 자세로 마음껏 그림들을 구경하는 재미는 즐기게 된다. 물론 미술관에서 바라보는 작품들도 좋지만, 이렇게 거리의 화가들이 그린 작품들 역시 마음에 와닿는다. 

저 빈 테이블에 앉아 마음껏 그림을 감상하던 내가 자리에서 일어설 동안, 그 그림의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굳이 저 그림을 사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림을 그린 화가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기는 했다. 

다른 화가들보다 뒤늦은 시각에 도착하여 부랴부랴 그림들을 꺼내 전시하고 있는 화가의 모습. 그는 어디에 다녀오느라 이렇게 늦은 것일까. 

몽마르트르 테르트르 광장에서는 그림 하나만으로도 모두가 하나가 된다. 각기 다른 화풍, 서로 다른 생각들이 모여 이 야외 갤러리를 풍요롭게 만든다. 

 

어찌 비단 몽마르트르 언덕을 좋아했던 사람이 살바도르 달리와 툴루즈 로트랙만이었겠는가. 테르트르 광장을 거니는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도 몽마르트르는 뜨거운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파리의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마음 깊숙이 감정의 오르내림을 느끼게 되는 곳. 헤밍웨이가 '파리는 날마다 축제'라는 말을 한 것처럼, 그 축제의 중심에는 바로 몽마르트르의 테르트르 광장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곳에서의 설렘으로 인해  다시 파리행 비행기에 몸을 싣게 될 것이다. 나만의 작은 축제를 위하여. 

베네치아에서의 나의 시간은 에스프레소처럼 짧고 진했다

 

베네치아에서의 나의 시간은 에스프레소처럼 짧고 진했다

베네치아에서의 이튿날,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는 빗나가지 않았다. 보슬보슬 내리던 여린 빗방울이 정오가 지나자 제법 세찬 빗줄기로 변해 있었다. 6342 A LE TOLE에서 파스타를 먹고

breezehu.tistory.com

영국 공원에서의 오후 풍경

 

영국 공원에서의 오후 풍경

저는 며칠 전에 영국으로 출장을 와서 런던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오늘 업무를 마치고 숙소에 들어가기 전에 1존에 있는 공원에서 햇빛을 받았습니다. 빛 좋은 햇살과 함께 불어오는 상쾌한 바

breezehu.tistory.com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