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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성모 마리아 노트르담 대성당, 신의 빛이 스며든 깊은 공명

난짬뽕 2022. 12. 22.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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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 hu

프랑스의 심장이라 불리는 조각배 모양의 시테섬은 파리가 시작되는 시발점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이곳 시테섬에 우뚝 서 있는 또 하나의 상징, 그것은 바로 노트르담 대성당이다.

공사 중인 노트르담 대성당

나에게 있어 노트르담 대성당은 어린 시절 TV에서 보았던 영화 <노틀담의 꼽추>로 이어진다. 1957년에 개봉된 그 영화에서 콰지모드 역으로 나왔던 앤서니 퀸의 모습이 지금까지도 머릿속에 남아 있다.



내가 영화를 보던 그 당시에는 너무나 어린 나이였기 때문에 꼽추로 나온 앤서니 퀸의 연기가 너무나 사실적으로 다가와 며칠 동안 그 모습이 떠올랐던 기억이 난다. 어여쁜 집시 에스메랄다의 시신을 안고 영원히 잠든 모습도 그러하지만, 종탑에 올라 종을 치던 콰지모드의 모습이 생생하게 각인되어 있는 것 같다.



성당의 종지기인 콰지모드가 가장 많이 머물렀던 종탑. 사실 노트르담 성당의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파리는 개선문이나 에펠탑에서 보는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고 한다. 400개의 계단을 따라 올라간 그곳에서 내려다보는 파리는 낭만적이라고 하기 보다는 장엄하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린다고 한다.

지금 노트르담 대성당은 공사 중이다. 고딕 양식의 걸작으로 대변되던 노트르담 대성당은 지난 2019년 4월 15일에 발생한 화재로 인해 고딕 양식을 대표하는 첨탑이 심하게 훼손되었고, 내부까지 손상되어 현재 복원 중에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화재 직후 노트르담 대성당을 2024년까지 복원하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지난 2022년 여름에도 프랑스 문화부 장관인 리마 압둘 말라크가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파리올림픽이 열리는 내후년까지 대성당의 내부를 복원하여 대중들에게 개방하겠다는 말을 언급하기도 했다.



복원 작업에 들어가기에 앞서 기존의 원래 모습 그대로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과 시대의 흐름에 맞춰 현대적인 건축 요소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되기도 했는데, 어쨌든 천문학적 액수가 단기간에 모금되어 노트르담 대성당은 조금씩 복원되어 가고 있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장미 창

루이 7세의 재정 지원을 받아 지어지기 시작한 노트르담 대성당은 1162년에 교황 알렉상드르 3세가 주춧돌을 얹으며 공사가 시작되었다. 1163년부터 1351년까지 약 200년에 걸쳐 완성되었는데, 노트르담 성당의 정면과 각 측면 위에 위치한 10m 너비의 장미 창이 장관이었다.



내부에서 보면 스테인드글라스가 은은하게 빛났고, 그 아래에 있는 오르간은 7,800개의 파이프와 5개의 키보드로 이루어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 중 하나였다고 한다. 예전에는 토요일 저녁에 무료 오르간 연주회가 열렸었던 것 같은데, 다음에 노트르담 대성당이 복원되어 개방되면 다시 성당 안에서 이 오르간 연주를 듣고 싶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약 200년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지어지면서, 더욱더 견고하면서도 새로운 고딕 양식들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건물 측벽을 외부에서 지탱해 주는 구조물을 적용하여 예배당 중앙 홀의 창문 길이를 연장하여 더 높이 올릴 수 있었으며, 구조체의 형태가 곧 건물 형태였던 시대에서 구조체와 건물의 생김새를 분리시킬 수 있었다.



또한 그 당시만 해도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모자이크와 조각을 이용하여 성경 내용으로 내부를 꾸몄는데, 이때 높고 커다란 창은 이를 위한 효과적인 공간이 되었다고 한다. 여기서 시작된 스테인드글라스는 빛과 색채의 향연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또 하나의 예술로 자리 잡게 되었다.

현재 복원 중인 노트르담 대성당은 큰 울타리로 둘러싸여 있는데, 작업과정과 복원 진행 사항 등에 대해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만화와 그림, 사진 등으로 자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나는 노트르담 대성당에 들어갈 수 없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공사 중인 노트르담 대성당 주변을 한 바퀴 돌았다. 불에 탄 노트르담 대성당은 안전 조치 후 복원에 필요한 자료들의 분석을 토대로 내부와 첨탑 등의 주요 부분들을 복원한 후, 외관을 새로 단장하는 단계로 진행된다고 했다.



이 과정 속에는 1730년에 만들어진 대형 파이프오르간의 파이프와 바람통을 청소하는 것은 물론이며, 대성당 안에 있는 17~18세기의 대형 그림들을 복원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내년 초에는 첨탑을 구성하는 2천여 개의 부품 조립에 들어간다고 하는데, 목조 부품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참나무만 해도 1천3백 그루에 달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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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대성당은 종교와 상관없이 현재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곳이다. 그러나 1789년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나고 넉 달이 지난 1793년에는 소유권이 국가로 넘어간 대성당을 성난 시민들이 가만히 두지 않았었다. 성당 정면에 늘어선 28명의 유대 왕 조각상을 프랑스의 역대 왕으로 착각한 사람들이 입상을 끌어내려 부수는 일이 벌어졌다.



그때 부서진 잔해들 가운데 깨진 두상 중 21개가 1977년 우연히 발굴되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결국 혁명정부에 의해 노트르담은 아예 헐릴 위험에도 처해졌지만, 1804년 12월에 거행될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에 맞춰 원형을 복원되었다.



그 당시 대성당 주변의 길과 다리, 성당 앞쪽의 광장 역시 이 시기의 복원 때 정비된 것이라고 한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정문 위쪽의 장미 창을 중심으로 완벽한 대칭을 이룬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사면 전체가 모두 아름답다. 누군가는 대성당의 뒤쪽에서 바라보면 마치 거위가 앉아 있는 모습이라고도 하던데, 나는 미적 감각이 없어서인지 아무리 쳐다봐도 우아한 거위의 라인이 떠올려지지는 않았다. 노트르담을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으니, 그냥 보는 이의 마음대로 각자 선택하면 좋을 것 같다.

다음에 파리에 올 때에는 대성당으로 들어갈 수 있겠지, 하는 기대감을 갖고 공사 중인 노트르담 대성당을 바라보며 천천히 돌아보았다.

노트르담 대성당으로 들어가는 세 곳의 정문들은 모두 화려하게 수놓은 조각들로 장식되어 있다. 그 세 개의 출입문 중 가운데에 있는 최후 심판의 문 상부에는 천사와 지옥의 사자가 죄의 무게를 저울질한다. 최후 심판의 문 왼쪽은 성모 마리아의 문이고, 오른쪽은 성 안나의 문이다.

 

프랑스가 걸어온 역사와 함께하는 노트르담 성당. 이곳에서 황제의 대관식이 치러졌고 백년전쟁의 영웅이었다가 마녀로 몰린 잔 다르크의 성상이 있는 곳이기도 하며, 때로는 권력의 현장으로 이용되기도 하여 혁명기에는 기득권층에 대한 반발로 헐릴 위험에 처하기도 했던 황폐해진 노트르담을 살려낸 것은 바로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 드 파리>였다.

 

1831년에 출간된 이 소설로 인해 방치된 노트르담에 대한 철거 논의에 제동이 걸렸고, 지금은 프랑스에서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우리들에게는 노트르담의 꼽추로 더 잘 알려진 이 소설의 배경이 된 노트르담은 '성모 마리아'를 뜻한다.아름다운 집시 에스메랄다를 좋아하게 되어 약혼녀를 버린 근위대장과 늙은 성직자와 흉측한 외모의 꼽추 콰지모도까지, 노트르담 대성당 앞에서 만날 수 있었다.

 

불현듯 그곳에서 성모송이 들려오는 듯하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여, 기뻐하소서!"로 시작하여 "천주의 성모 마리아 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이라는 그 울림이 저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퍼져 나와 센강 위를 흐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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