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영국 런던

런던 테이트 모던의 미학,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었다

난짬뽕 2023. 5. 3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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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 hu

영국 런던의 템스 강변에 방치된 뱅크사이드 화력발전소를 현대미술관으로 변모시킨 테이트 모던(Tate Modern)은 2000년 개관 이후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도시재생 사례의 가장 성공적인 케이스로도 손꼽혀, 미술애호가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도 많이 찾고 있다. 

 

테이트 모던
  • 주소: 뱅크사이드 런던 SE1 9 TG 
  • 관람시간: 월요일 ~ 일요일 10:00 ~ 18:00
  • 마지막 입장: 17:30
  • 갤러리 마감: 17:50
  • 입장료 무료 / 유료전시 있음
  • 휴관일: 매년 12월 24 ~ 26일

상설전시와 함께 주기적으로 테마가 있는 특별전이 함께 열리는 테이트 모던의 전시 공간은 여느 미술관과는 다른 차별화가 있다. 보편적으로 시대나 작가, 사조에 따라 전시 공간이 나누어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반해 이곳은 조금 다르다. 테이트 모던은 '풍경, 정물, 인체, 역사'라는 4가지 테마로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테이트 모던을 처음 방문하게 되면, 약간 의아하게 생각되는 공간이 있다. 그곳은 바로 스위치 하우스이다. 발전소 지하에 있는 기름 탱크를 개조하여 보다 넓은 전시공간을 마련하였는데, 보일러가 있었던 자리라서 '보일러 하우스'라고도 불리는 공간이다. 

 

이 지하 탱크 공간은 현재 설치 및 영상 전용 박물관과 라이브 아트 전시가 진행되고 있는데, 처음에는 '이런 곳에서?'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참 매력적인 공간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 이유는 작품과 그것을 관람하는 사람들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스위치 하우스의 전시 공간은 사람들에게 있어 열린 공간이다. 다양한 스타일의 설치 작품과 영상들은 사람들과 어우러져 또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하고, 때로는 작품보다 사람이 주체가 되는 듯한 기분이 들 때도 있다. 이곳에서는 사람에 의해 더욱 빛을 발하게 되는 현대 미술의 영역들이 점점 가지를 뻗어 확장해 가는 느낌을 만나게 된다. 

테이트 모던은 난해한 현대 미술 작품들을 전시하는 데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끊임없이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추구한다. 그 관계의 역할들이 시너지 효과를 산출하며,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모이는 소통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그 중심에는 터빈 홀이 있다. 길이 152m, 높이 35m에 달하는 터빈 홀은 살아 있는 생생한 예술공간이다. 매 시즌마다 직접 사람들과 소통하는 참여공간으로 변신하기도 하며, 때로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즐거운 휴식공간이자 놀이터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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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사람들의 모습 자체가 환경이 되고, 또 하나의 오브제로서 행위 예술을 넘어 기억의 흔적으로 남게 된다. 이는 테이트 모던이 아우르는 4가지 주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사건과 환경, 일상과 오브제, 몸과 행위, 기억과 사회라는 테마가 모두 각각 풍경과 정물, 인체, 역사의 범주 안에서의 항목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터빈 홀은 현대미술의 놀이터가 된 테이트 모던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터빈 홀에서 펼쳐지는 창작예술의 한 장면이다. 나는 터빈 홀 바닥에 앉아 예술가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좋아하지만, 위층 난간에 기대에 터빈 홀을 바라보는 것이 더 좋다. 창작활동을 펼치는 모습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매력도 있지만, 특히 작가와 관객들의 모습이 또 하나의 특별한 작품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터빈 홀에서의 전시는 늘 화제를 모으지만, 특히 2003년 터빈 홀에서 진행된 올라푸르 엘리아손의 <기후 프로젝트>는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회자되고 있다. 그는 터빈 홀 천장을 거울로 덮고 200여 개의 전구를 이용하여 인공 태양을 설치했는데, 사람들은 바닥에 누워 천장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기도 하고 주위를 거닐면서 태양이 사라진 암울한 분위기를 직접 체험하기도 했다. 

 

사람들의 참여가 없었다면, 아마도 엘리아손의 <기후 프로젝트>는 딱딱한 이론에만 그치는 허상에 불과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의 작품 역시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 한층 빛을 발할 수 있었다. 

터빈 홀과 더불어 내가 좋아하는 공간.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이 즈음의 공간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참으로 멋스럽다. 

테이트 모던을 방문하게 된다면, 팝업 스토어나 전용숍에 꼭 방문해 보는 것도 좋다. 이곳에서는 단순한 전시 관련 용품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예술 관련 전문 서적은 물론 협력 디자이너들의 독창적인 작품들까지 만날 수 있어 제2의 감각적인 전시관에 온 듯한 기분이 들 것이다. 

테이트 모던은 미술관을 뛰어넘은 자유의 공간이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작품과 하나가 되기도 하고, 간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며, 때로는 전시공간 사이의 의자에 몸을 파묻고 잠이 든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매년 방문하는 사람들이 전 세계의 박물관과 미술관 가운데 세 손가락 안에 든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개관 이후부터 여전히 인기가 많은 이곳. 테이트 모던의 중심에는 바로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여전히 테이트 모던의 시선은 사람들을 향해 있다. 

화력발전소에서 현대미술의 놀이터가 된 테이트 모던(TATE MODERN)

 

화력발전소에서 현대미술의 놀이터가 된 테이트 모던(TATE MODERN)

영국 런던에 있는 테이트 모던(Tate Modern)은 연평균 방문객 수가 600만 명이 넘는 유명한 현대미술관이다. 테이트 모던이 화제가 된 것은 그 탄생 과정에서부터 비롯된다. 템스 강변에 방치된 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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