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프랑스 파리

파리에서 가장 높은 언덕 위의 하얀 사크레쾨르 대성당

난짬뽕 2022. 10. 5.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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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크레쾨르 대성당

한 폭의 그림 같은 몽마르트르 언덕의 꼭대기에 위치한 하얀색 성당이 바로 사크레쾨르 대성당이다. 성당 앞의 계단에 앉거나, 싱그러운 초록색 잔디밭에 누워 파리 시내를 내려다보는 도시 경관은 프랑스 파리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백미이기도 하다. 

 

흰색 석조의 사크레쾨르 대성당은 비잔틴 건축의 영향을 받아 화려한 외관 및 내부, 아름다운 스테인드 글라스 창과 세계에서 손꼽히는 모자이크 벽화를 자랑한다. 

 

1876년에 건축가인 아바디가 착공하여 1919년에 축성된 이곳은 에펠탑 다음으로 높은 곳이라고 알려져 있다. 파리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아름다운 성당인 것이다. 원래 1914년에 완공했지만, 제1차 세계대전 발발로 축성식은 1919년에 이뤄졌다. 

사크레쾨르 대성당의 안뜰 아래로는 회전목마가 쉼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아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회전목마는 어느 나라에 상관없이 인기가 좋은 것 같다. 

나는 이 계단을 따라 걸으며 사크레쾨르 대성당에 올랐다. 뚜벅뚜벅 걷는 방법 이외에도 푸니쿨라 승강기를 타고 편하게 올라갈 수도 있다.   

자재로 쓰인 흰 돌들은 샤토랑동의 채석장에서 조달했다고 한다. 빗물에 씻기는 특징 때문에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하얗게 유지된다고 한다. 

 

그리스 십자가의 모양에서 도면을 따왔는데, 그 가장자리는 내부에서 보이는 4개의 돔의 위치와 일치한다고 알려져 있다. 가장 큰 돔의 외부 높이는 83m이고, 지름이 55m에 달한다. 돔에서 볼 수 있는 비잔틴 양식과 주량과 합각지붕의 로마 양식을 절충하여 지어져서 절묘한 아름다움을 선보이고 있다. 

 

저 수많은 사랑의 자물쇠들 속에 담겨 있는 사연들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간직하고자 하는 숨은 이야기들이 뜨거운 파리의 태양 아래에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나는 회의를 마치고 숙소에 짐을 놓은 후 바로 사크레쾨르 성당으로 왔다. 평일인 화요일 오후여서 그런지, 예전에 왔던 때와는 달리 사람들이 그렇지 많지는 않았다. 성당 안으로 들어갈 때에도 줄을 오래 서지 않고 바로 입장할 수 있었다. 

만약 사크레쾨르 대성당을 처음 방문한다면, 전망대와 지하 납골당도 가보면 좋을 것이다. 특히 타원형의 돔은 에펠탑 다음으로 파리에서 제일 높은 곳이다. 전망대에서 180도로 펼쳐지는 파리의 전경이 장관이다. 

1870년 프로이센과의 보-블 전쟁에서 패배한 후, 충격에 빠진 파리 시민들은 패전의 원인을 프랑스 사회의 영적, 도덕적 타락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사크레쾨르 대성당은 대혁명과 공포정치 등 불안한 정국을 거치면서 전사한 시민군들을 추모하고, 프랑스의 번영과 도덕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염원을 담고 있다.  

사크레쾨르 대성당은 그 존재만으로도 품위가 넘친다. 성당의 입구 중간에 청동문이 있다. 청동문에는 최후의 만찬을 비롯해 그리스도의 생애를 담은 장면들이 조각되어 있다. 

시원하게 펼쳐진 파리 시내의 전경

몇 년 전만 해도 대성당 내부에서는 사진 촬영을 금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웬일인지 많은 관광객들이 대성당 곳곳을 사진으로 담아내고 있었다. 사진 촬영 여부가 궁금해서 안내원에게 물어보니, 후레쉬를 켜지 않으면 사진을 찍어도 된다고 했다. 이 아름다운 모습들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어 감사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그리스도의 대형 모자이크 천장화라고 한다. 크기가 무려 475㎥나 된다. 대형 모자이크는 프랑스의 가톨릭 내에서 그리스도의 찬양을 묘사하고 있는데,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아래위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으며, 아래쪽에는 그 당시 프랑스의 모습이 묘사되어 있고, 위쪽으로는 성인들의 모습으로 장식했다. 

사크레쾨르 성당은 오르간 연주로도 유명하다. 성당 내부의 대형 오르간은 아리스티드 카바이에 콜이 1898년 에스페 남작의 성을 위해서 만들었는데, 남작이 죽자 3년 후에 이곳으로 옮겨왔다고 한다.  

화려하고 섬세한 스테인드 글라스 역시 무척이나 아름답다. 1944년 폭격으로 파괴된 스테인드 글라스 창문은 1946년에 다시 제작되었다고 한다. 

축성 시 대성당이라는 칭호를 받은 사크레쾨르 대성당은 그 이름처럼, 순례의 장소이다. 매일 오전 6시 30분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 개방되고 있다. 햇빛을 받으면 한층 눈부시게 화려해 보이기도 하지만, 대성당 안으로 들어가면 오히려 그 소박한 정경에 놀라기도 한다. 

 

그래서 사크레쾨르 대성당에 들어서면 한결 마음이 경건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파리 시민들의 성금으로 세워진 사크레쾨르 대성당 안에서 나는 그들이 꿈꾸웠던 프랑스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그 희망과 염원에 대한 깊이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컸기 때문에 파리의 가장 높은 곳에 사크레쾨르 대성당을 세운 것일까. 

 

사크레쾨르 대성당 앞에 서면 파리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두 팔을 벌려 안으면, 그 품 안으로 프랑스 파리를 감싸 안을 수 있다. 나는 지금 무엇을 꿈꾸고 있는 것일까. 내가 밟고 있는 이 시대에, 더 나아가 우리들의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앞으로의 시간들을 위해 파리의 시민들처럼 새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사크레쾨르 대성당을 품은 하늘은 유난히도 높고 맑은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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