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밖 어딘가에서 웃고 있는 외로운 광대 엔리코 카루소 Enrico Caruso 오페라 역사에 있어 '전설의 가수'로 대변되는 엔리코 카루소(1873.2.25~1921.8.2). 무대 뒤에 앉아 종종 주변 사람들의 캐리커처를 그려주기도 했던 그는 자신의 모습은 항상 바나나처럼 입만을 크게 강조하여 만들어 놓곤 했다. 그래서인지 카루소를 떠올리는 나의 기억은 그의 굳게 닫힌 입 언저리에서부터 시작된다. 그 안에서 흘러나오는 짙은 열정의 목소리. 카루소에 의해 오페라는 절정의 시기를 구가하게 됐으며, 그를 정점으로 성악계의 계보는 다시 쓰여 왔다. 글 엄익순 전성기 시절 카루소에 관한 몇 가지 일화들은 그가 얼마나 대단한 인물이었는 지를 짐작케 한다. 1918년 한 해 동안 그가 낸 세금은 무려 15만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