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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푸른 야외 스포츠 공원, 리젠트 파크의 아름다운 정원들

런던의 공원들 가운데 가장 정교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리젠트 파크(Regent's Park)는 볼거리가 가득한 곳이다. 이곳은 위치와 규모, 접근성 면에서 런던 최고의 공원으로 인정받고 있는 하이드 파크(Hyde Park)와 더불어 런던의 푸르름을 담당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있다. 특히 런던에서 가장 큰 야외 스포츠 공원으로 알려져 있어, 주말이면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나도 토요일 아침에 마음껏 뛰고 싶어서 이곳을 찾았다. 런던의 왕립 공원으로는 우리들이 잘 알고 있는 하이드 공원(Hyde Park)을 비롯하여 왕립 공원으로는 가장 오래된 세인트 제임스 공원(St James's Park)과 리치몬드 공원(Richmond Park), 부시 공원(Bushy Park), 그리니치 공..

Here/영국 런던 2022.09.20

즐겁고 흥겹게 눈과 귀가 매료되는, 가족 뮤지컬 라이온 킹(Lion King)

출장으로 온 런던에 머문 지도 어느덧 2주가 훌쩍 흘러버렸다. 이제 한국으로 귀국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출장 마지막 주, 뮤지컬 한 편 보고 가지 않으면 많이 서운할 것 같았다. 그래서 서둘러 예매를 했었고, 퇴근 후인 저녁 7시 30분 공연을 보러 가게 되었다. 만약 남편과 함께 온 여행이었다면, 아마도 을 보았을 것이다. 다양한 작품들을 모두 좋아하지만, 특히 남편은 의 뮤지컬 넘버들을 즐겨 듣곤 한다. 오래전 남편과 함께 런던에서 처음 보게 된 뮤지컬 작품도 바로 이었다. 그 당시 우리는 오리지널 웨스트엔드 공연을 보는 설렘에 1층의 명당자리를 예매했었고, 공연이 시작되는 시간보다도 훨씬 이른 시간에 허 머제스티스 극장(Her Majesty's Theatre)에 도착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여러..

Here/영국 런던 2022.08.30

익숙한 것들과의 짧은 이별, 그 잠들지 않을 이야기들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골목은 다르다. 그곳에서는 길을 잃어도 좋다! 일상에서 조금 더 먼 곳으로 떠났던, 지난 6월의 베네치아로의 여행은 낯선 곳에서의 특별하면서도 어쩌면 전혀 특별하지 않았던, 반복되는 익숙한 것들과의 짧은 이별이었다. 교차하는 긴장과 설렘 속에서 나의 내면은 한층 단단해지고, 보다 유연해지기도 했다. 현실 속에서 잠들어 있던 새로움에 대한 갈증들이 하나둘씩 깨어났고, 잘 보이지 않았던 생각들이 모습을 드러내는 것 같았다. 미로 같은 베네치아의 골목들 사이에서 잠시 길을 잃었을 때에도 오히려 한동안 풀리지 않았던 얽혀 있던 복잡한 사고의 실타래들이 하나둘씩 풀려나가는 것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번 여행은 뜻밖의 선물 같은 값진 시간이었고, 일상에 쫓기던 나에게 마음의 여유와 소소한 기쁨은 ..

여행의 묘미, 모든 일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베네치아 마르코 폴로 공항으로 가기 위해 바포레토(수상 버스)를 타기 위해서 승선장으로 향했다. 국제공항이기는 하지만 조금은 아담한 규모인 마르코 폴로 공항은 내가 출발하는 이곳 베네치아 본섬에서 북서쪽으로 약 1.3km의 거리에 위치해 있다. 나는 어제 공항 입국장 안에 있는 대중교통 매표소 앞의 자동판매기에서 바포레토 표를 구입했었다. 수상 버스를 탈 때에는 승선장 앞에서 노선도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선 번호와 방향에 따라 승선장이 다르기 때문인데, 승선장 이름은 A, B, C 등으로 표기되어 있으므로 잘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인공 수상 도시인 베네치아에서 바포레토는 대운하를 다니는 교통수단인데, 운행할 때 지켜야 할 규칙이 있는 듯했다. 물론 바포레토보다 조금 빠른 수상 택시 역시 마찬가지였..

베네치아에서의 마지막 만찬, 알라 폰타나의 참치 스테이크와 라비올라

수상버스인 바포레토(Vaporetto)를 타러 가기 전에 일찌감치 저녁을 먹어야 했다. 청동 코를 가진 조각상을 설명해주신 아저씨께 "이 동네는 참 조용하다."는 말씀을 드리자, 이 구역이 바로 게토라고 알려주셨다. '게토(ghetto)'는 예전에 유대인들이 모여 살도록 법으로 규정해 놓은 거주 지역을 일컫는 말이다. 과거 베네치아 정부는 유대인들이 청동 주물공장 근처에만 거주하게 했는데, 바로 오늘 내가 걸었던 이곳이었다. 명목상으로는 유대인들을 보호한다는 취지였으나, 그 숨은 뜻은 유대인들을 감시하고 함부로 돌아다니지 못하도록 한 것이었다. 오직 3개의 다리를 통해서만 외부로 나갈 수 있다고 했는데, 내가 건너온 다리가 그중의 하나였나 보다. 베네치아의 또 다른 모습을 엿볼 수 있었던 이곳에서 작은 ..

섬세한 문고리 장식들의 비밀스러운 깊이 있는 울림들

베네치아의 거리에서는 자동차의 바퀴도 볼 수 없고, 현대식 고층 빌딩도 없으며, 스타벅스의 커피도 마실 수 없다. 그래서 누군가가 나에게 많이 불편했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단연코 'No'라고 대답할 것이다. 왜냐하면 오히려 그러한 이유로 인해, 나는 좀 더 베네치아와 가까워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대 최고의 거장으로 인정받던 미켈란젤로를 비롯하여 베니스에 많은 건축물을 남긴 팔라디오 등을 제치고 안토니오 다 폰테가 완성시킨 리알토 다리를 비롯하여 두칼레 궁전과 피옴비 감옥을 연결하는 탄식의 다리 이외에도 지옥의 다리 같은 별난 이름의 다리들을 알게 되었다. 또한 두 발로 열심히 디디다 보니 베니스에서 유일하게 난간이 없는 다리도 건너 보았고, 주먹의 다리에 대해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도 이곳 사람들에게 ..

코로나 검사? 놀란 가슴은 날개 달린 사자상 옆에서 젤라또로 식히기

두 잔의 에스프레소를 연거푸 마시고 나니, 어느새 비가 내리던 거리에 햇살이 비쳤다. 그렇다면 이 순간 바로 해야 될 것은, 다시 걷는 것이다. 따사로운 태양이 언제 비가 내렸냐는 식으로 지면을 뜨겁게 달구기 시작했다. 이럴 때에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 구경을 하는 것이 상책이다. 오홋~~ 목표물이 시야에 들어왔다. 외관이 멋스러운 이 건물 입구에서는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물론 구경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는 사람들도 많았다. 필시 이 건물 안에는 또 어떠한 풍부한 볼거리들이 숨어 있을까, 하는 기대감이 들었다. 거침없이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이 예감은 무엇일까. 입구를 들어서는 나를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들..

아름답고 경건했던 베네치아의 숨은 보석, 산티 아포스톨리 성당

새롭게 떠난 여행지에서의 시간이 더 이상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내 마음속에 이미 그곳이 들어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단 하루 만에, 베네치아가 편하게 다가왔다. 많은 관광객들로 번잡했던 베니스의 시가지가 이른 아침의 풀잎 이슬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진 듯했다. 대신 그 자리에는 고요함과 맑은 상쾌함, 소소하지만 꾸밈없는 행복함이 거리마다 묻어났다. 꼭 해야 할 무엇인가의 목적도 없는 느린 여행자에게 있어 베네치아는 하루하루, 매 시간마다 마주치는 사람들과 정경들이 마냥 특별하게만 느껴질 뿐이었다. 한적한 골목 안의 작은 카페에서 마신 에스프레소 한 잔은 커피 그 이상의 맛이었다. 진한 맛과 향이 쓰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을 만큼, 오히려 달콤하기까지 했다. 노천카페에 앉아 무뚝뚝한 빗줄기를 벗 삼아..

베네치아에서의 나의 시간은 에스프레소처럼 짧고 진했다

베네치아에서의 이튿날,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는 빗나가지 않았다. 보슬보슬 내리던 여린 빗방울이 정오가 지나자 제법 세찬 빗줄기로 변해 있었다. 6342 A LE TOLE에서 파스타를 먹고 그 맛있는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다시 골목길을 걸었다. 그런데 조금 더 강해진 빗줄기가 자꾸만 바람을 타고 우산 속으로까지 눈치 없어 넘어와 제대로 걸을 수가 없었다. 시야에 세 개의 야외 테이블이 놓인 조그마한 카페가 눈에 들어왔다. 인적이 드문 골목길에 위치한, 간판도 없는 카페 내부에는 옆에 내려놓은 여행가방으로 미루어 보아 관광객인 듯한 노부부가 앉아 있었다. 나는 에스프레소 한 잔을 받아 들고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카페 지붕의 처마를 방패 삼아 어느 정도 빗줄기를 피할 수 있었다. 작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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