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곤돌라를 탈 생각은 없었다. 이미 골목 사이사이를 누비며 건너는 다리 위에서 수많은 곤돌라들을 마음껏 시선에 담은 후였기 때문이었다. 그러한 생각이 지나가고 있는 순간, 남편에게서 영상통화가 걸려왔다. 핸드폰 화면으로 탄식의 다리를 스치는 곤돌라의 모습을 보여주자, 남편이 말했다. "베네치아에서 곤돌라는 타 줘야지!!!" 곤돌라(Gondola)는 길이 9m, 폭 1.5m 정도의 배로, '흔들리다'라는 의미를 지닌 좁고 길쭉한 배다. 약 3m나 되는 긴 노를 젓는데, 곤돌라의 사공을 '곤돌리에레'라고 부른다. 현재 베네치아에서 손님들을 태우는 곤돌라는 모두 검은색으로 칠해져 있다. 이는 한때 곤돌라를 치장하는 것이 너무나 지나쳐, 1562년에 시에서 검은색으로 통일할 것을 공포했다고 한다. 곤돌리에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