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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너머/주머니 속 픽션 3

합성사진으로 만든 가족 앨범

합성사진으로 만든 가족 앨범 지난 일요일, 소꿉친구인 현주의 딸 소민이의 돌잔치가 있었다. 그런데 여느 다른 집의 돌잔치와는 달리 행사장은 쓸쓸한 분위기였으며, 모인 손님들 역시 조용히 앉아 있었다. 딸의 색동 한복과 똑같이 맞춰 입은 현주 역시 축하해주기 위해 찾아온 손님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었지만 소리 내어 크게 웃는 표정은 아니었다. 사실 기쁜 그날, 그 장소에 소민이 아빠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 현주가 소민이를 낳기 일주일 전, 회사에서 야근을 하고 돌아오던 현주의 남편은 버스에서 내려 건널목을 건너다가 신호등을 무시한 음주운전의 차에 사고를 당했다. 결혼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았던 그 해 겨울, 며칠 후 소민이가 태어났다. 한동안 시댁에서는 며느리가 몸도 추스르지 못한 채 충격을 받을까 봐,..

꿈보다 해몽이 더 좋은 프러포즈

꿈보다 해몽이 더 좋은 프러포즈 사내커플이었던 우리는 다른 직원들이 모르게 3년을 연애했다. 우연히 상사의 심부름으로 그의 부서를 왔다 갔다 하며 눈을 마주치게 되었던 우리는 서로에 대해서는 잘 몰랐지만, 왠지 낯선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 팀에 볼일이 있었던 그가 업무를 마치고 나가면서 내 자리에 조그만 봉지를 놓고 가는 것이었다. 너무 놀라기도 했고, 부끄러워 그 자리에서는 열어보지도 못하고 가방에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집으로 돌아가 봉지를 열어 보니, 황당하게도 레이스가 달린 여성용 속옷이 쪽지와 함께 들어 있었다. 일주일 후 리포트를 제출하듯 그에게 건네자, 그는 고맙다며 굳이 저녁을 사주겠다고 했다. 그 후에도 그는 종종 샴푸나 화장품 샘플을 갖고 와서는 똑같은 부탁을 했고,..

너는 소중한 나의 아들이란다!

너는 소중한 나의 아들이란다! 내 나이 어느덧 서른일곱. 내년에 초등학교에 들어갈 딸과 다섯 살 난 아들 녀석을 둔 한 집안의 가장이다. 돌이켜 보면, 지금 순탄한 30대를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너무나 방황했던 고등학교 시절을 사랑으로 바로잡아 주셨던 나의 부모님이 계셨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름방학이 시작되던 고등학교 2학년 시절, 7월 20일 그날은 나에게 너무나 큰 충격을 안겨준 날이었다. 방학식을 마친 나는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미국에 살고 계신 할머니와 고모가 새벽에 공항에 도착하셨기 때문이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할머니는 고모가 살고 계신 미국으로 건너가셨기 때문에, 그 이후로는 한 번도 뵙지 못했었다. 집에 도착하여 현관문을 여는 순간,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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