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달콤하고도 씁쓸한 감정이 보내는 신호들 커피 한 잔을 마주한 채 앉아 있는 우리들의 삶은 현재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매혹적인 맛과 향미가 부드러운 입맞춤처럼 달콤한 인연을 떠올리게 하고, 때로는 짙은 쓴맛에 그리운 추억이 묻어 나와 잠시 흐트러진 마음이 위로받을 때도 있다. 우리들에게 남아 있는 많은 기억들이 커피를 마실 때마다 새록새록 뜨거운 감정의 꽃으로 피어난다. 글 엄익순 뜨겁거나 혹은 차갑게, 추억을 깨우다 고등학교 시절, 내가 살고 있던 하숙집은 일흔을 바라보는 노부부의 집이었다. 장성한 아들 셋이 모두 결혼해 가정을 일궈 나가자, 소박한 정원까지 있던 이층 집이 어느 순간에 너무 크고 적막하게 느껴졌다고 한다. 그래서 방이 네 개나 있던 이층에 하숙을 치기 시작하셨다. 아침식사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