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다른 때보다 더 서둘러 출발했는데, 시골로 내려가는 길은 너무나 많이 막혔다. 서다 가다를 반복하며 느림보 정체에 지쳐, 우리는 화성휴게소에서 커피 수혈을 받았다. 이 많은 차량들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서해대교에 이르러 조금씩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평상시에 걸리는 시간보다 배가 넘어, 시골에 내려가는 시간이 네 시간이 넘게 걸렸다. 아빠가 계신 내포 신도시는 소나무 가로수가 참 멋스럽다고 느껴졌었는데,가을이 되어서야 길가의 은행나무도 눈에 띄었다. 이곳의 은행나무들은 이미 예전부터 이 자리에 있었는데, 그동안은 왜 보지 못한 것일까. 나는 은행나무의 존재들조차 알지 못했었다. 순간, 나는 너무 놀랐다. 보고자 했던 것만을 보고 지내온 것은 아니었을까. 시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