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한 강 시집문학과지성 시인선 438 만해마을에서 하룻밤을 묵을 때 깃듸일나무 북카페에서 남편은 한 강 작가의 소설을 읽었고, 나는 이 시집 를 펼쳤었다. 어느 늦은 저녁 나는어느늦은 저녁 나는흰 공기에 담긴 밥에서김이 피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그때 알았다무엇인가 영원히 지나가버렸다고지금도 영원히지나가버리고 있다고밥을 먹어야지나는 밥을 먹었다 몇 개의 이야기 12 어떤 종류의 슬픔은 물기 없이 단단해서, 어떤 칼로도 연마되지 않는 원석(原石)과 같다. 여름날은 간다 검은 옷의 친구를 일별하고 발인 전에 돌아오는 아침 차창 밖으로 늦여름의 나무들 햇빛 속에 서 있었다 나무들은 내가 지나간 것을 모를 것이다 지금 내가 그중 단 한 그루의 생김새도 떠올릴 수 없는 것처럼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