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민음인, 2019) 중에서 1987년 5월 16일 부산 사직구장. 영화 의 소재가 된 롯데와 해태의 야구 경기가 바로 그날 펼쳐졌다. 선발투수는 최동원 선배와 나로 예고돼 있었고, 언론들이 주목하는 경기였다. 그전까지 최동원 선배와는 1승 1패를 기록중이었다. 그러다 보니 일부 호사가들은 "최동원이 낫네, 선동열이 낫네" 이런 말들을 하기 시작했다. 그때 어렸던 나는 '그래, 이번에 이겨서 내가 최고라는 것을 보여줄까'라고 생각하다가도 '내가 어떻게 선배를 넘어~~~? 내가 지더라도 다들 이해해주겠지' 이런 편안한 생각도 했다. 9회초까지 1대 2로 우리 팀이 한 점 뒤진 채로 경기가 진행됐다. '오늘 경기는 글렀구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9회 초 우리팀 타자가 1점을 뽑아내 2대 2 동점이 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