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베네치아성당 2

섬세한 문고리 장식들의 비밀스러운 깊이 있는 울림들

베네치아의 거리에서는 자동차의 바퀴도 볼 수 없고, 현대식 고층 빌딩도 없으며, 스타벅스의 커피도 마실 수 없다. 그래서 누군가가 나에게 많이 불편했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단연코 'No'라고 대답할 것이다. 왜냐하면 오히려 그러한 이유로 인해, 나는 좀 더 베네치아와 가까워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대 최고의 거장으로 인정받던 미켈란젤로를 비롯하여 베니스에 많은 건축물을 남긴 팔라디오 등을 제치고 안토니오 다 폰테가 완성시킨 리알토 다리를 비롯하여 두칼레 궁전과 피옴비 감옥을 연결하는 탄식의 다리 이외에도 지옥의 다리 같은 별난 이름의 다리들을 알게 되었다. 또한 두 발로 열심히 디디다 보니 베니스에서 유일하게 난간이 없는 다리도 건너 보았고, 주먹의 다리에 대해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도 이곳 사람들에게 ..

아름답고 경건했던 베네치아의 숨은 보석, 산티 아포스톨리 성당

새롭게 떠난 여행지에서의 시간이 더 이상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내 마음속에 이미 그곳이 들어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단 하루 만에, 베네치아가 편하게 다가왔다. 많은 관광객들로 번잡했던 베니스의 시가지가 이른 아침의 풀잎 이슬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진 듯했다. 대신 그 자리에는 고요함과 맑은 상쾌함, 소소하지만 꾸밈없는 행복함이 거리마다 묻어났다. 꼭 해야 할 무엇인가의 목적도 없는 느린 여행자에게 있어 베네치아는 하루하루, 매 시간마다 마주치는 사람들과 정경들이 마냥 특별하게만 느껴질 뿐이었다. 한적한 골목 안의 작은 카페에서 마신 에스프레소 한 잔은 커피 그 이상의 맛이었다. 진한 맛과 향이 쓰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을 만큼, 오히려 달콤하기까지 했다. 노천카페에 앉아 무뚝뚝한 빗줄기를 벗 삼아..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