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기에서 들려온 설렘 진행자 김광민 가끔씩 방송을 통해 피아니스트 김광민의 모습을 보게 되면, 아주 오래전 그를 만났던 일이 생각난다. 1999년 3월의 인터뷰였으니,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고도 남은 옛날이야기이다. 글 엄익순 당시 MBC 라이브 음악프로그램인 '수요예술무대'를 진행하던 김광민과 나는 거의 두 달 가까이 약속을 잡지 못했다. 핸드폰을 갖고 있지 않았던 우리들은 항상 호출기의 음성 사서함과 자동 응답 전화기에 서로의 목소리를 나름대로 녹음해 둘 뿐이었다. 내가 그의 집으로 전화를 할 때 그는 항상 부재중이었으며, 그가 나의 호출기로 번호를 눌렀을 때에는 내가 잠들어 있는 자정이 훨씬 넘어간 시간대였으므로, 서로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통화를 하지는 못했었다. 그러던 중 우리가 제대로 된 통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