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너머/주머니 속 픽션

합성사진으로 만든 가족 앨범

난짬뽕 2022. 2. 1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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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사진으로 만든

가족 앨범

 

 

사진 hu

 

지난 일요일, 소꿉친구인 현주의 딸 소민이의 돌잔치가 있었다. 그런데 여느 다른 집의 돌잔치와는 달리 행사장은 쓸쓸한 분위기였으며, 모인 손님들 역시 조용히 앉아 있었다. 딸의 색동 한복과 똑같이 맞춰 입은 현주 역시 축하해주기 위해 찾아온 손님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었지만 소리 내어 크게 웃는 표정은 아니었다. 

 

사실 기쁜 그날, 그 장소에 소민이 아빠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 현주가 소민이를 낳기 일주일 전, 회사에서 야근을 하고 돌아오던 현주의 남편은 버스에서 내려 건널목을 건너다가 신호등을 무시한 음주운전의 차에 사고를 당했다. 결혼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았던 그 해 겨울, 며칠 후 소민이가 태어났다. 

 

한동안 시댁에서는 며느리가 몸도 추스르지 못한 채 충격을 받을까 봐, 그 사실을 알리지 않았었다. 그 후 현실을 받아들인 현주는 메이크업 아티스트였던 자신의 직업을 살려 결혼식장을 돌아다니며 신부의 메이크업을 담당하는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이제 소민이가 한 살이 되는 날이었던 것이다. 학창 시절 밝았던 현주는 남편의 사고 이후 웃음을 잃어버리고 살았던 것 같다. 가끔씩 현주의 소식이 궁금하여 친구들과 함께 모임을 갖곤 했지만, 아무리 친한 친구라 할지라도 어떤 위로의 말도 건네지 못했었다. 

 

소꿉친구였던 우리 4명의 친구들은 소민이의 생일을 축하해 주기 위해 어떤 선물을 해줘야 할지 고민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DJ가 사진 합성에 관해 말하는 것을 들었다. 

 

소민이의 돌잡이 행사가 끝나갈 무렵, 미리 사회자에게 전달해 달라고 부탁했던 선물이 현주에게 전해졌다. 포장지를 뜯던 현주가 울컥 눈물을 보였다가는, 어느새 환한 웃음을 지어 보이는 것이었다. 정말로 아주 오랜만에 보는 현주의 웃음이었다. 

 

그리고 우리들을 향해 "정말 고마워, 친구들아."라고 말하고는, 소민이에게 "소민아! 아빠야. 정말 멋있지. 우리가 처음 갖는 가족사진이네." 하고는 손님들에게 1미터가 넘는 액자를 번쩍 들어 보이는 것이었다. "저희 가족사진이에요."라며 자랑하는 현주의 말에 그곳에 모인 사람들은 애써 눈물을 감춘 채 미소를 보였다. 

 

4명의 소꿉친구들인 우리가 준비했던 선물은 바로 현주의 집들이 때 함께 찍었던 사진에서 소민이 아빠의 얼굴을 따로 떼어와 컴퓨터로 합성하여 소민이를 안고 현주와 함께 다정하게 찍은 것 같은 가족사진을 만들었던 것이다. 

 

괜한 행동으로 오히려 현주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꼭 하고 싶었던 선물. 집안 거실에 걸어둘 수 있는 가족사진 한 장 만들어 소민이에게도 아빠와 함께 한 추억을 이러한 방법으로라도 남겨주고 싶었던 것이다. 

 

더욱이 그것으로 인해 웃는 얼굴을 보지 못했던 현주가 잠시나마 환한 웃음을 지을 수 있어서 우리들은 너무나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며, 무척이나 기뻤다. 

 

"현주야! 힘내라!!! 우리들이 네 곁에 항상 있단다. 그리고 소민아! 이모들이 넷이나 있으니까, 아무 걱정 말고 무럭무럭 자라길 바란다."

 

 

맞아요. 픽션 맞습니다.

오늘은 내 주변의 누구에게, 

혹은 스쳐 지나가는 여느 사람들에게도

작은 힘이 되는 그런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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