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박성희 / 제목: 별의 시간 / 크기: 가로 4,000 x 세로 2,100 x 두께 230(㎜) / 길고 긴 별의 시간 속에서 인간은 한 순간을 사는 존재임을, 넓은 벽면을 하늘 삼아 반짝이는 별들을 시계부품으로 치환하여 온유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만나고 돌아와 _ 나태주
만나고 오면
하루나 이틀
마음이 놓인다
잘 있을 거야
잘 있겠지
날이 갈수록
조금씩 불안해지는 마음
흔들리는 마음
잘 있겠지
분명 잘 있을 거야
내용은 비슷한데
조금씩 색깔이
초록이나 파랑에서
갈색으로 바뀌는 마음
그래 잘 있을 거야
잘 있겠지.
우리가 세상에 없는 날 _ 나태주
여보, 아는 사람들 만나 끼니때가 되거든 밥이라도 자주 먹읍시다. 우리가 세상에 없는 날 사람들 우리더러 밥이라도 같이 먹어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게.
여보, 우리가 가진 것 둘이 있다면 그중에 하나는 남에게 돌립시다. 우리가 세상에 없는 날 사람들 우리더러 자기가 가진 것 나눈 사람이라는 말이라도 할 수 있게.
여보, 무언가 하고 싶은 말 많은 사람 만나거든 그 사람 말이라도 잘 들어줍시다. 우리가 세상에 없는 날 사람들 우리더러 남의 말 잘 들어준 사람이라는 말이라도 할 수 있게.
시간이 없어요. 우리에겐 시간이 많지 않아요. 하루하루가 최선의 날이고 순간순간이 그야말로 금쪽이에요.
시골에 다녀오는 길, 짙은 안개로 인해 가시거리가 매우 짧았다. 지난 연말 아빠의 시골집에서는 제자들의 모임이 있었다. 방에서 거실에서 아빠와 함께 하룻밤을 머물고 간 제자들이 다녀간 후, 아빠의 집은 한층 화사해졌다.
욕실에서 사용하는 컵도 예쁜 디자인으로 바뀌어 있었고, 독특한 모양의 미끄럼 방지 매트도 깔아 두었다. 거실에는 폭신폭신한 분홍색 발판이, 거실장 안은 다양한 간식거리들로 채워 놓았다. 욕실과 거실, 베란다의 슬리퍼들도 화려한 원색으로 모두 바뀌어 있었고, 간편하게 집안을 청소할 수 있는 용품들이 구비되어 있었다. 냉장고와 김치냉장고는 재료와 음식 종류에 따라 깔끔하게 정리된 상태였다.
나는 늘 아빠께 잔소리만 하는 딸이고, 제자들은 언제나 아빠한테 필요한 부분들을 채워준다. 병원과 보건소, 군청과 동사무소, 장사를 하거나 농사를 짓는 제자들 모두 한결같이 아빠를 챙겨주신다. 나도 사실 가르침을 주신 선생님들을 잘 찾아뵙지 못하고 있는데, 아빠의 제자들을 보면 정말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늘 고맙고 죄송하다.
서울로 올라오는 길, 차 안에서 내내 음악을 들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나태주 시인의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시집을 읽었다. 내일은 시댁 모임이 있다. 평일보다는 주말이 더 바쁜 일상. 아빠의 목소리가 한층 힘이 있고, 더욱 젊어지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행이다.
인생의 파도를 넘을 때, 추억의 마법이 당신을 지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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