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며드는 것안도현 꽃게가 간장 속에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꿈틀거리다가 더 낮게더 바닥 쪽으로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버둥거리다가어찌할 수 없어서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한때의 어스름을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불 끄고 잘 시간이야 주말에 시골에 다녀왔다. 요란스럽게 비가 내린 다음날이라 그런지, 하늘색이 곱게 느껴졌다. 차 안에서 남편과 함께, 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들은 좋은 기억과 그렇지 못한 기억들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까?그래서 결국 개개인의 머릿속에 남아 있는 잔상들은 무엇일까? 그리움을 아는 자만이내 이 괴로움을 알리, 홀로 고독한 나는 세상의 기쁨을 모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