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바로 저 은행나무 때문이었다. 잠실 종합운동장 수영장 주차장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 은행나무들이 자꾸만 '지금이야. 더 늦기 전에 가을을 만나고 와.'라고 말하는 듯했다고. 새벽마다 수영을 하고 출근하는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주말에 가을을 만나러 가자고. 그래서 우리는 지난 주말에 깊어가는 가을을 만나기 위해 집을 나섰다. 그렇지 않아도 무르익는 가을을 그냥 보내기가 아쉬웠는데, 11월 중순 지금의 가을을 놓치지 않게 되어 마음이 설렜다. 토요일 새벽에 출발했는데, 벌써 길은 막히고 있었다. 서울을 빠져나가는 데만 해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서종이나 양평 방향으로 빠지는 차들이 많아 조금씩 정체가 풀리는 듯했다. 내가 지금껏 가평휴게소에 가본 이래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은 처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