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와 나침반/그 곳

싱그러운 초록빛 쉼터, 숲으로의 초대

난짬뽕 2021. 6. 19.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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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그러운 초록빛 쉼터

숲으로의 초대

 

 

요즈음 우리가 이렇게 혼란스러운 팬데믹 시대를 겪지 않았다면, 아마도 직장인들의 휴가와 아이들의 방학이 겹치는 곧 다가올 여름날은 피서지로 떠나는 여행객들로 거리 곳곳에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을 것 같습니다. 너무 유명한 관광지를 염두에 두고 떠나게 되면, 전국에서 밀려온 사람들의 행렬로 오고 가는 이동시간만으로도 여행 일정의 많은 부분을 소비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휴가를 너무 빡빡하게 보내고 나면, 일상의 피곤함을 벗어버리기는 커녕 오히려 몸과 마음이 더욱 무기력해지기 쉽습니다. 어려운 시기를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는 우리들은 올여름에는 휴가를 떠날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바쁘게 생활해온 우리들의 심신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면 좋겠습니다. 아마도 숲으로 떠난다면, 우리들의 마음이 어쩌면 한층 여유로워짐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숲은 사람을 건강하게 한다

나무는 지상에서 가장 수명이 긴 생명체로, 쉽게 병들지 않고 수백 년을 끄덕 없이 살아갑니다. 그 이유는 바로 자체적으로 방어물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약 70여 년 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의 토킨 박사가 처음 명명한 이 물질을 피톤치드(phytoncide)라고 하는데, 이는 '식물'을 뜻하는 'phyto'와 '살균하다'라는 뜻을 지닌 'cide'가 합쳐진 말입니다. 다시 말해 피톤치드는 '식물성 살균물질'이라는 뜻입니다. 

피톤치드는 공기 중의 세균이나 곰팡이를 죽이고 해충을 내쫓는 역할을 하는데, 그 종류만도 100종이 넘는다고 합니다. 한 실험 결과에 의하면, 백일해 병동의 병실 바닥에 전나무의 신선한 잎을 흩어놓자 공기 중의 세균이 10% 감소하였다고 하며, 결핵균이 있는 물방울 옆에 상수리 잎을 가까이 놓자 결핵균들이 곧바로 죽었다고도 합니다. 몇 해 전에는 한국 임업연구원이 쥐를 이용한 피톤치드의 효과를 입증했는데, 전기 자극을 주어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늘어난 쥐에게 편백나무에서 추출한 피톤치드를 주입했더니 코르티솔의 혈중 농도가 떨어졌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즉, 피톤치드는 심폐기능을 강화시켜 주고 노폐물 분비를 도와주며, 피부미용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물질입니다. 

 

피톤치드는 일반적으로 활엽수보다는 소나무나 전나무 같은 침엽수에서, 시기적으로는 초여름에서부터 늦가을까지, 하루 중에는 오전 10시에서 12시 사이에 많이 발산됩니다. 또한 흐린 날보다는 맑고 바람이 없는 날씨에, 그리고 같은 나무라도 계곡 가까이에 있는 나무가 더 많은 피톤치드를 발산시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시 말해, 사람이 숲에 들어간다는 것은 피톤치드로 샤워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또한 숲은 음이온도 풍부한데, 평균적으로 도심보다 평균 50배 정도가 더 많아 혈액을 정화하고 신진대사를 도와주며 면역성을 회복시켜 줍니다. 먼지 역시 도시에 비해 50~200배 정도나 적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숲에서 즐기는 산림욕은 사람들을 가장 쉬운 방법으로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산림욕을 할 때는 땀 흡수가 잘 되는 간편한 복장이 좋으며, 조용한 걸음으로 거닐거나 잡사를 잊어버리고 적어도 3시간 이상은 머물러야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숲에서의 자연건강법, 산림욕

1970년대부터 대대적인 나무 심기 운동을 펼친 우리나라는 산림이 65%나 되는 산악 국가입니다. 198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는 산림에 대한 인식이 단순한 목재생산의 기능보다는 공기정화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휴식 쪽으로 바뀜에 따라 휴양림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대관령 자연휴양림을 시작으로 산림욕장 등 산림 내 다양한 휴양시설들이 조성되었는데, 이러한 휴양림은 정상적인 산림경영을 하면서 휴양시설을 설치하여 사람들이 휴식이나 오락 등을 통해 마음과 육체의 피로를 풀고 긴장과 불안을 해소하여 생활에 의욕과 원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휴양림 내에서 할 수 있는 휴양 방법으로는 울창한 숲 속의 산책로와 산림욕장 등을 이용한 산림욕이 대표적이며, 자연관찰원과 산림 탐방로 등을 통한 자연체험학습, 야영과 등산 등을 통한 심신수련활동, 숲 속에서의 명상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패러글라이딩과 산악 사이클, 급류를 이용한 래프팅 등의 다양한 레저 스포츠 행사도 열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산림휴양지에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잘 놀고 즐겁게 지낼 수 있는 목적으로 마련된 일반 행락지와는 구분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휴양지는 편안히 쉬면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심신을 단련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조용히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너무 시끄럽게 하거나, 음악을 크게 틀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숲으로의 여행

서울에서 숲을 만날 수 있는 곳 중에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홍릉수목원입니다. 동대문구 청량리에 위치한 이곳은 나무마다 이름표가 붙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나무와 풀이 모두 모여 있다고 하니, 마치 살아있는 식물도감을 보는 듯합니다. 홍릉수목원은 1922년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수목원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전국적으로 가장 유명한 숲으로 알려진 곳은 바로 국립수목원일 것입니다. 광릉 숲 전체 면적은 총 102ha에 3,344 종류의 식물을 심어 일반 방문객은 물론 식물 전공 학생과 전문가들에게 현장학습 장소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식물의 용도, 분류학적 특성 또는 생육 특성에 따라 수생식물원과 식·약용식물원 등 24개의 전문수목원으로 조성되어 있는데, 전문 전시원은 관상 가치가 높은 나무를 모아 배치한 관상 수원, 꽃이 아름다운 나무를 모아 전시한 화목원, 습지에 생육하는 식물을 모아놓은 습지식물원 이외에도 수생식물원, 약용식물원, 덩굴식물원, 손으로 보는 식물원, 난대식물 온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예전에는 매일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1997년부터는 숲을 보호하기 위해 주말과 공휴일 입장을 제한하고, 인터넷으로 예약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인천 영흥도 소사나무 군락지는 다른 보통의 숲과는 모습이 다릅니다. 해안을 따라 4백여 미터 길이로 띠를 이루고 있는 이곳은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자라서인지 나무들이 온통 뒤틀려 있습니다. 어느 나무 한 그루도 똑바로 뻗지 못했습니다. 원래 이곳에 나무가 심어진 것은 파도나 모래로부터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십리포 해수욕장 뒤 낮은 언덕 3천여 평에 소사나무 350여 그루가 모내기라도 한 듯 줄지어 서 있는데, 바닥에는 온통 자갈과 모래, 조개껍데기만 가득합니다. 이런 척박한 땅에 어떻게 나무가 자랄 수 있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깁니다. 

 

남이섬 오솔길은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을 것입니다. 드라마 '겨울연가' 등을 통해 외국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은 이곳은 1968년부터 본격적으로 조성된 인공림으로 갈래갈래 뻗은 숲길은 호젓하고 아늑해서 특히 연인들이 많이 찾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숲길이 이리저리 뚫려 있는데, 잣나무 길과 은행나무 길, 메타세쿼이아 길, 튤립나무 길 등 섬 구석구석에 오솔길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수령 50년의 잣나무 숲은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매우 울창합니다. 

 

안면도 승언리 소나무 숲은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숲입니다. 쭉쭉 뻗은 잘생긴 소나무들 사이로 오솔길이 뚫려 있습니다. 안면도 소나무는 대부분이 홍송. 붉은 빛깔을 띠면서 곱고 화려하며 단아하고, 향기가 무척이나 진합니다. 안면도 송림은 원래 왕실 숲이었다고 합니다. 화재나 전쟁 후 궁궐을 보수할 나무를 구하기 위해 안면도에 숲을 조성했다고 전합니다. 그러나 조선 초부터 나무를 심고 가꾼 숲인데도 100년 이상 된 나무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일제 때 남벌을 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울진 금강송림은 굽지 않고 잘 뻗은 아름다운 우리 토종 소나무를 볼 수 있는 숲입니다. 계곡이 수려해서 생태여행지로도 손색이 없으며, 한여름에도 시원합니다. 금강송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황장목이라 하여 임금의 관을 짜는 데 사용했다고 합니다. 

 

1100년 동안 홍수를 막아준 호안림인 함양 상림은 우리 선조들이 조성한 역사상 가장 오래된 인공림으로, 함양 태수를 지낸 최치원이 조성했습니다. 무더운 여름에도 상림에 들어서면 마치 에어컨을 켜놓은 듯 서늘합니다. 햇살이 땅에 닿지 않을 정도로 울창한 숲으로, 아름드리 수목이 많아 어떤 곳은 한낮에도 컴컴하고 한기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어른 2~3명이 손을 잡아야 안을 수 있는 느티나무와 구불구불하게 가지를 뻗은 졸참나무, 키 큰 개서어나무가 상층을 이루고 있습니다. 돌돌 실개울이 흘러가고 흙냄새 물씬한 오솔길은 산책로로도 그만입니다. 

 

전남 담양군 담양읍 남산리의 관방제림은 수해를 막기 위해 쌓은 제방 위에 펼쳐진 숲으로, 2004년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된 곳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1년에 몇 차례씩 숲에 모여 그림 전시회와 백일장을 열고 있으며, 제방 아래로는 아스팔트 길이 있어 주민들이 달리기나 인라인스케이트, 자전거를 즐기도록 만들어 놓았습니다. 

 

축령산 편백나무숲은 인공 숲 중에서 가장 건강한 숲으로 꼽힙니다. 영화 '태백산맥'과 '내 마음의 풍금' 등이 이곳 축령산 초입 금곡마을에서 촬영되었습니다.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대부분인 이곳 나무들의 평균 높이는 약 18m 정도인데, 삼나무는 물이 스며들지 않아 배를 만드는데 쓰이며, 편백나무로는 고급가구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영상으로 더 유명해진 숲들도 있습니다.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대숲을 스치는 바람소리를 녹음하던 곳이 바로 삼척 신흥사입니다. 신흥사 뒤편의 빽빽한 대숲은 바람이 스칠 때마다 파도치는 소리를 냅니다. 대관령 삼양목장은 화려한 영상미로 시청률이 높았던 드라마 '가을동화'의 무대입니다. 원래는 소 떼가 따가운 햇살을 피할 수 있는 그늘을 조성하기 위해 소나무 두 그루를 심었던 것인데, 지금은 그 나무들이 은서 나무와 준서 나무로 불려집니다. 제주의 비자림에는 수령 300~600년 된 비자나무 2천5백여 그루가 자라는데, 원시림을 방불케 하는 이곳에서는 영화 '단적비연수'가 촬영되었습니다. 한편 아침고요수목원포천 국립수목원은 영화 '편지'의 무대였으며, 전북 부안 내소사의 전나무 숲길은 드라마 '겨울연가'를 찍은 곳입니다. 

 

숲은 낮은 온도와 향기로운 내음, 푸른 색깔과 수목의 자태 등 사람의 마음을 끄는 매력이 있습니다. 심신을 숲 속에 맡기고 산림시설을 이용하거나 나무 그늘 밑에 앉아 있거나, 혹은 느린 걸음으로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도 건강을 위한 활동이 될 것입니다. 신선한 공기를 가슴속 깊이 호흡함으로써 숲에서 발산되는 피톤치드를 마시거나 피부에 닿게 하는 산림욕은 심신을 맑게 하여 정신적으로 안정을 가져오며, 인체의 심폐기능 강화로 기관지 천식과 폐결핵 치료에도 아주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올여름 휴가는 상쾌한 숲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맛보는 것은 어떨까요. 물론 그전에 이 혼란스러운 팬데믹 시대가 어느 정도 진정되어야 하겠지요. 지친 몸과 마음에 잠시나마 휴식이 필요하다면, 꼭 집에서 가까운 숲 속으로 떠나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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