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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 동물원 둘레길, 언제 걸어도 좋다

난짬뽕 2021. 5. 15.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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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걸어도 좋다

서울대공원 동물원 둘레길

 

 

서울대공원 둘레길은 크게 세 곳으로 나뉩니다. 청계저수지 호숫가를 한 바퀴 돌 수 있는 고즈넉한 분위기의 호숫가 둘레길과 청계산 능선을 따라 동물원 맨 바깥을 감싸며 약 7㎞로 이어진 산림욕장길, 그리고 오늘 소개해 드릴 동물원 둘레길이 있습니다.

 

저희 가족은 지난 주말, 날씨가 화창하다는 이유만으로 서울대공원 동물원 둘레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명목상의 이유는 그러한데, 사실은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저를 운동시키기 위한 남편과 아들의 숨은 계략이 있었습니다. 저는 집 앞의 석촌호수를 한두 바퀴 걷는 정도 밖에, 정말로 요즈음 운동을 하지 않습니다. 하루 종일 앉아만 있으라고 해도 거뜬히 시간을 넘길 수 있답니다. 회사에서도 어떤 경우에는 출근 후 점심시간이 되어서야 처음 일어날 정도라서, 의식적으로 자주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마음을 먹곤 합니다. 집에서 역시 예외가 아니라서, 이런 저를 데리고 남편과 아들이 걷기 운동을 시키기 위해서 저를 회유했습니다. 물론 회유책은 둘레길 산책 후에 고기를 사준다는. ㅎㅎ 고기를 엄청 좋아하는 저는 그 말을 듣자마자 "운동화 신을까? 등산화 신을까?" 하며 이미 현관 앞에서 신발장을 열었습니다. 

 

 

서울대공원 동물원 둘레길은 대부분 동물원 입구에서 원앙 다리를 건너 동물병원 초소부터 동물원 둘레를 크게 돌아 북문까지 이어지는 외곽순환길을 말합니다. 예전에는 동물원 입장객에게만 개방이 되었다고 하는데, 지난 2021년 1월 1일부터 산림욕장과 동물원 둘레길을 무료로 개방하여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희 가족은 동물원 입구가 아닌, 주차장 바로 맞은편으로 보이는 야구장 쪽으로 향했습니다. 야구장을 지나 조금만 걷다 보면, 서울대공원 순환산책로 푯말이 나오는데요. 이 길을 따라가면 된답니다. 보행로와 차도가 구분되어 있지만, 차량이 거의 다니지 않는 길이라서 사람들은 자기가 가고 싶은 대로 편하게 걷습니다. 저희가 둘레길을 다 돌 때까지 동물원 관리에 필요한 차량 두 대만 지나갔을 뿐이라서, 어린이들이 신나게 뛰어다니기도 하고 유모차를 밀고 가는 부부들이나 휠체어에 타신 어르신들을 모시고 나온 가족들도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동물병원 초소가 나오기 전까지는 계속 오르막길이라서 처음에는 조금 힘든 점도 없지 않았습니다. 사실 남편이 저에게 등산화를 신으라고 한 것은 은근슬쩍 2시간 30분가량의 산림욕장길로 들어서게 할 생각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동물병원 초소까지 걸어가는 길에 송충이가 너무 많았고, 그 외에도 날파리들도 어디선가 날아와 걷는 저희들의 시야를 자꾸만 방해하여 그냥 오늘은 짧게, 동물원 둘레길을 빨리 걷는 것으로 마음을 바꿨다고 합니다. 제가 정말 벌레를 무서워하거든요. 

 

 

동물원 둘레길은 총 4.5㎞로 보통 1시간 30분가량이 소요된다고 하네요. 저희는 중간에 저수지에 올라가는 길이 있어서 그곳에 들렀더니 2시간 정도 걸었던 것 같습니다. 이용시간은 하절기인 5월~8월 사이는 9시~19시, 동절기인 11월~2월9시~17시, 그리고 3월~4월과 9월~10월 간절기에는 9시~18시라고 합니다. 폭설이나 태풍 등 기상상황에 따라서 출입이 통제될 수 있다고도 하네요. 

 

마스크를 쓰는 등 방역수칙은 당연히 준수해야 하고요. 동물병원 초소에서 미술관 초소까지는 한 방향으로 걸어야 된답니다. 반려동물은 입장이 금지되고요. 자전거와 전동기, 킥보드, 인라인 역시 진입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조용히 걷고 싶은 분들이 많이 찾는 숨은 명소라는 말을 들었는데요. 혼자 걷는 분들도 많았고, 어린 자녀들과 함께하는 부부들도, 어르신들을 모시고 나온 가족들도 많았습니다. 위 사진처럼 덮개(가마니 비슷한 이 덮개의 이름은 잘 모르겠어요)를 깔아 걷기에 푹신푹신하게 조성한 길도 곳곳에 있었는데, 신발을 벗고 그곳을 걸으시는 어르신들도 많이 계셨습니다. 곳곳에 간식을 먹을 수 있는 벤치 등도 있고, 화장실도 있어서 크게 불편함이 없었고요.

 

 

둘레길 왼쪽은 동물원입니다. 운이 좋을 때면 동물들의 노는 모습도 볼 수 있답니다. 

 

 

다람쥐 광장으로 향하는 길인데요. 저희는 올라가 보지는 않았어요. 

 

 

다람쥐 광장 앞이라서 그런지, 식수대 역시 다람쥐 모형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사진을 많이 찍더라고요. ㅎㅎ

 

 

동물원 둘레길은 서울시가 선정한 아름다운 단풍길 노선으로 선정된 곳이라고 합니다. 봄에는 왕벚나무가, 여름에는 느티나무가 우거지는데요. 특히 가을에 가장 인기가 좋은 길이라고 하네요. 아무래도 단풍이 질 무렵에 다시 한번 와봐야겠어요. 

 

 

길을 걷다 보니,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의 촬영 장소도 나옵니다. 배우 심은하의 모습이 떠오르네요. 

 

 

새들마다 좋아하는 나무가 따로 있나 봐요. 꾀꼬리는 느티나무를, 어치는 신갈나무를, 까치는 감나무를, 솔잣새는 잣나무를, 밀화부리는 단풍나무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이곳은 무지개다리입니다. 무지개다리를 건너 오른쪽 오르막길로 접어들면 저수지가 나온답니다. 저수지에서 바라본 풍광이 정말 아름다웠는데, 그때의 사진들은 따로 소개해드릴게요. 아래 사진이 저수지로 올라가는 길목입니다. 

 

 

가장 바깥쪽에 있는 빨간색 노선이 산림욕장길이고요. 제가 걸은 동물원 둘레길은 그 안에 있는 주황색 노선입니다. 

 

 

이제 다시 내리막길이 시작되네요. 왼쪽은 동물원인데, 철조망이 세워져 있어서 들어갈 수는 없답니다. 

 

 

꽃길이 아니라, 나뭇잎길이 되었네요. 간밤에 바람이 많이 불었는지, 나뭇잎들이 많이 떨어져 있었어요. 

 

 

어느덧 둘레길의 종착점인 북문 쪽에 다다랐습니다. 위 계단은 삼림욕장길에서 내려오는 길이랍니다. 

흙먼지털이대도 있어 한번 사용했어요. 동물원 둘레길은 아스팔트 길이라서 크게 흙이 묻을 일은 없었지만, 혹시라도 벌레라도 묻었을까 해서요.ㅎㅎ

 

 

어느덧 북문에 다다랐습니다. 북문을 나가기 전에 화장실도 있고요. 

 

 

동물원 내에서 외곽 둘레길로 나갈 수도, 외곽 둘레길에서 동물원 내로 들어갈 수도 없다는 안내문이에요. 

 

 

북문을 빠져나오면, 이렇게 미술관 앞 주차장입니다. 저희는 서울대공원 주차장까지 걸어갔어요. 

 

 

어디선가 아삭아삭 소리가 나서 고개를 돌려보니, 이렇게 양이 나뭇잎을 따먹고 있더라고요. 정말 귀여웠어요. ㅎㅎ

 

 

저기 보이는 숲 속이 바로 제가 걸었던 동물원 둘레길이었습니다. 

 

 

저것을 본 저희 아들이 말하더라고요. "당신의 조심, 모두가 안심, 저녁은 등심." ㅎㅎ 하지만 저희는 집에서부터 이미 돼지갈비를 먹기로 했거든요. 왜냐하면 거래처 담당자분이 말씀하시길, 과천에 정말 맛있는 돼지갈빗집이 있다고 하셔서요. 이왕 걷는 거, 그곳까지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주말에 아무 계획이 없으시다면, 서울대공원 동물원 둘레길을 한 번 걸어보셔도 좋으실 것 같습니다. 혼자 걸어도, 가족과 함께 걸어도 좋은 길이었습니다. 너무 길지 않아 많이 피곤하지는 않았지만,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번갈아 교차되어 다리에 힘이 붙을 만큼 운동도 되었답니다. 이번 주말도 모두들 기분 좋은 시간들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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