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이탈리아 베네치아

생면 파스타로 유명한 베네치아 맛집, 6342 A LE TOLE

난짬뽕 2022. 8. 5.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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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파스타

베네치아에서의 둘째 날, 아침 일찍 숙소를 나와 다행히 5.18 민주화운동 특별전을 볼 수 있었다. 어제만 해도 골목을 찾아다니는 것이 좀 서툴었는데, 하루의 헤맴 덕분인지 베니스의 골목들에 대해서도 이제는 좀 요령이 생긴 것 같았다.

 

건물들마다 숫자가 표시되어 있었는데, 이런 방식이 처음에는 조금 어색하게 느껴졌었다. 그런데 이 번지수를 보면서 길을 찾다 보니, 왠지 간단명료한 이 표기법이 꽤나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 내내 골목길을 걸을 때에는 급한 마음에 배고픔이 느껴지지 않았는데, 특별전 장소를 나와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다 보니 조용히 있던 배꼽시계가 딸그랑거렸다.

식당 외관

어젯밤에 리알토 다리 위에서 아름다운 야경을 보고 난 후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이 식당을 보게 되었다. 그렇게 큰 식당은 아니었지만, 은은한 조명으로 장식된 실내 분위기가 참 좋았다.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손님들도 몇 쌍이나 되었다.

 

그래서 나는 이곳에서 한 번은 식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숙소에 들어와 검색을 해보니 구글 평점도 좋았고, 특히 저녁 타임에는 라이브 음악도 들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낮이라서 라이브 음악을 듣지 못하는 것이 조금은 아쉬웠지만, 이곳의 파스타는 얼마나 맛있을까 하는 기대감이 들었다.

직접 뽑고 있는 생면들

식당 입구 오른쪽에는 직접 파스타 면을 뽑는 주방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 모습을 흥미롭게 바라보았다. 진열되어 있는 각양각색의 면들을 보면서, 나는 검은색 면을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모던한 분위기의 식당 내부

6342 A LE TOLE의 오픈은 12시였다. 나는 숙소를 나와 이곳을 지나면서 오픈 시각에 맞춰 예약을 해놓았다.

 

6342 A LE TOLE


Castello 6342. 30122 Venezia

Tel: +39 041 4768410
영업시간: 12:00~15:30, 19:00~22:30

 

10분 전 12시에 식당 앞에 도착했더니, 직원이 예약을 확인하며 들어와도 된다고 했다. 주방이 준비를 하고 있어, 주문은 12시 정각부터 받을 수 있다고도 전해주었다. 오늘의 첫 손님이 되어 10분 먼저 자리에 앉을 수 있어, 실내의 이곳저곳을 여유롭게 둘러보게 되었다.

 

어제 밖에서 본 것보다 분위기가 더 좋았다. 테이블 좌석이 많지는 않았지만, 꾸며놓은 곳곳에 자꾸만 시선이 갔다. 특별하게 화려하거나 돋보이는 장식품들이 놓여있지는 않았지만, 소품 하나하나에 정성스러움이 풍겨 나왔다.

냅킨과 유리공예로 빚어진 멋스러운 물컵
메뉴판

나는 관자와 가리비가 들어간 블랙 파스타를 콜라와 함께 주문했다. 피자도 엄청 맛있다고 소문이 난 식당이었기 때문에 파스타 하나만 맛보는 것은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ㅎ

 

오픈 시각인 정오가 넘어가자 손님들이 물밀듯이 들어왔다. 여러 명이 함께 온 옆 테이블들은 파스타와 함께 모두들 피자까지 주문했는데, 얼핏 보기에도 참 맛있어 보였다.

 

파스타 면을 직접 뽑는 곳이니, 피자 도우까지 맛있지 않을까 싶다. 다음에 베네치아에 다시 오게 된다면, 꼭 이곳에서 피자 맛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벽면에 걸린 그림들도 멋있다
이 작은문은 화장실로 통했는데, 화장실이 정말 멋스러웠다. 사진으로 담지는 못했지만, 운치가 넘쳐흘렀다
파우치에 담아나온 식전빵

직원이 갖다 준 작은 가방. 설마 이 파우치 안에 빵이 들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식전빵은 따끈따끈 했는데, 아마도 빵이 식지 않기 위해 이런 방법을 쓴 것 같았다.

 

이렇게 손님을 위해 섬세한 배려를 하는 이 식당의 음식 맛이 정말로 궁금해졌다. 투박한 모양의 빵은 그냥 그러려니 하는 생각으로 한입 베어 물었는데, 빵이 빵이지 하는 맛이 아니었다.

 

약간 거칠면서도 부드러운, 좋은 밀가루를 써서 다른 첨가물 없이 발효시킨 맛이었다. 저 파우치 한가득 빵이 들어 있었는데, 하나둘 손이 자꾸만 가서 결국에는 다 먹고 말았다. 적은 양이 아니었는데~~ ㅎ

천장의 장식들

이곳의 천장도 내가 묵은 숙소와 같이 우리 한옥의 서까래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저 빨간 작은 가방 안에 붉은 장미가 들어 있다. 실제로 봐도 아주 작은 소품이었는데, 귀여워서 자꾸만 쳐다보게 되었다.

베네치아의 풍경들을 담은 사진과 그림으로 장식된 벽면들.

빵을 뜯고 있다 보니, 드디어 내 음식이 나왔다. 서비스를 하는 직원 분이 치즈를 뿌려줄까, 하고 물었다. 당연히 그렇게 해달라고 하자, 큼지막한 파마산 치즈를 들고 나오더니 강판에 쓱쓱 갈아 주었다.

 

내 블랙 파스타 위에 새하얗게 눈꽃이 피었다. 나는 그냥 송이송이 하얀 꽃송이 몇 개만 피워줘도 좋은데, 생각보다 눈꽃을 너무 많이 뿌려준 것 같았다. ㅎ

 

보통 파스타를 건면으로만 많이 먹어서인지, 조금 굵다 싶은 생면의 첫맛은 조금 어색하게 다가왔다. 그런데 먹으면 먹을수록 느껴지는 깊은 쫀득함이 매력적이었다.

두툼한 생면의 쫀득한 식감이 느껴진다
해산물도 신선해서 식감이 좋았다

6342 A LE TOLE에서 맛있게 아침 겸 점심을 먹었다. 자릿세 겸 봉사료 2유로를 함께 계산했지만,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이곳에서 후식과 커피까지 여유롭게 즐기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베네치아 본섬의 번화가에 위치한 식당은 아니지만, 산 마르코 광장과 리알토 다리에서 모두 15분 남짓한 가까운 거리에 있기에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다.

 

6342 A LE TOLE는 이탈리아의 정통 수제 파스타와 피자를 맛볼 수 있는 좋은 레스토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들렀던 TRATTORIA RIVETTA 식당이 좀 더 현지인 분위기가 묻어났고, 그에 비해 이곳은 정통 속의 세련됨이 돋보이는 곳이었다.

 

창밖을 보니, 아침부터 보슬보슬 내리던 비가 조금 더 강해져 있었다. 이제 베네치아에서의 시간이 반나절 남짓 남은 듯했다. 

이곳 식당의 명함을 보니, 주변에 함께 운영하는 레스토랑들이 몇 군데 있었다. 분위기는 조금씩 다르다고 하니, 마음에 드는 곳으로 한번 방문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어느 곳에서든 파스타와 피자의 맛은 일품일 것으로 생각된다.

 

▶ 주인 할아버지께서 뿌려주시는 올리브오일, 베네치아의 맛은 다르다

 

주인 할아버지께서 뿌려주시는 올리브오일, 베네치아의 맛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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