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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넘 앤 메이슨(Fortnum & Mason), 영국 최고의 식료품 백화점

난짬뽕 2022. 9. 2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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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넘 앤 메이슨 피카딜리 매장

1707년에 설립된 차와 식료품 전문점인 포트넘 앤 메이슨(Fortnum & Mason)은 여왕님도 쇼핑하는 식료품 백화점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영국 왕실의 관리자였던 윌리엄 포트넘과 휴 메이슨이 1707년에 공동 설립하여 300년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Fortnum's Time for Tea Book

나는 한국에 있는 우리 옆집의 꼬마들에게 선물할 비스킷을 사기 위해 들렀지만, 포트넘 앤 메이슨의 제품들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차다. 

예쁜 티 인퓨저들이 많다

세인트 판크라스와 로열 익스체인지, 히드로 공항에서도 포트넘 앤 메이슨을 만날 수 있지만, 나의 경우에는 피카딜리 매장을 즐겨 찾는다. 

굳이 차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종류의 차들이 진열된 모습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이 느껴진다. 

1층에서 지하 1층으로 내려가는 길

포트넘 앤 메이슨은 질 좋은 차들과 티타임에 곁들이면 좋은 다양한 비스킷과 수제 초콜릿, 빵이나 쿠키의 맛을 한층 감미롭게 만들어줄 프리저브에 이르기까지 고르는 선택의 즐거움을 안겨준다. 

 

이곳은 언제나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어, 포트넘 앤 메이슨이 전 세계 홍차 애호가들에게 널리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시즌마다 새롭게 출시되는 다양한 차를 담는 틴 케이스가 아름답고 귀엽기도 해서, 어느 하나만을 고르기가 어려운 행복한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포트넘 앤 메이슨은 영국 왕실에서도 즐기는 차로 유명한데, 왕실 공식 납품 인증인 로열 워런트(Royal Warrant)를 보유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영국의 문화를 선물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여, 기념품을 사기 위한 관광객들의 모습도 많이 볼 수 있다. 

포트넘 앤 메이슨 피카딜리에서는 쇼핑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1층에 자리한 와인 바와 아이스크림 제품들은 물론 모든 연령대들이 좋아하는 메뉴가 갖추어져 있는 더 팔러(The Parlor), 신선한 제철 농산물로 요리하는 FIELD by. Fortnum's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특히 4층에 자리한 다이아몬드 주빌리 티 살롱(Diamond Jubilee Tea Salon)은 애프터눈 티를 즐기기 좋은 핫 스폿으로도 유명하다. 

 

포트넘 앤 메이슨의 상징인 민트색 찻잔 세트의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함께하는 티 타임 속에서 영국의 오후를 만끽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곳은 워낙 인기가 많은 곳이기 때문에 손님들로 많이 붐비는 정오에서 오후 3시경에 방문할 예정이라면, 꼭 사전에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애프터눈 티세트에 따라 메뉴는 물론 스콘에 곁들여먹는 잼이나 그 밖의 다른 것들도 조금씩 다르게 나오기 때문에, 여러 명이 함께 방문한다면 다양하게 주문해 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다이아몬드 주빌리 티 살롱은 2012년 고(故) 엘리자베스 여왕의 방문을 기념하여 이름이 지어졌다고 한다. 그해 5월에 윌리엄 왕자가 결혼을 하고 처음으로 엘리자베스 여왕과 콘월(찰스 3세 부인), 케임브리지(윌리엄 왕자 부인) 공작부인이 포트넘 앤 메이슨을 찾았다. 

 

이들이 그 당시 함께 열어 보았던 와인 케이스와 커팅 보드까지 포함된 피크닉 세트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다이아몬드 주빌리 티 살롱의 영업시간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오전 11시 30분~오후 7시 30분이고, 금요일과 토요일은 오전 11시~오후 8시, 그리고 일요일은 오전 11시 30분~오후 6시까지이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이 있던 지난 9월 19일에는 존경의 표시로 레스토랑 문을 닫았다.   

나는 워낙 초콜릿을 좋아해서~~~ 이곳 진열대 앞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이런 예쁜 리본이 달린 초콜릿 상자를 선물 받는다면, 아마도 초콜릿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기분은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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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넘 앤 메이슨에서 볼 수 있는 차의 종류만 해도 무척이나 많다. 싱글 오리진 티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얼 그레이 클래식부터 로열 블렌드 티, 과일 및 꽃차 등의 색다른 티들도 눈에 띈다. 

 

로열 블렌드는 1902년 킹 에드워드를 위해 처음 블렌딩 되었는데, 그 맛이 부드럽고 꿀 같다고 하여 즐겨 마시는 사람들이 많다. 얼 그레이 클래식은 영국 수상이었던 얼 그레이가 1830년대에 엄청난 인기를 모았던 이 차에 자신의 이름을 붙였고, 그 이후로 고전적인 영국식 애프터눈 티로 여겨져 왔다. 

 

퀸 앤(QUEEN ANNE)은 포트넘 앤 메이슨의 창립 200주년이 되던 1907년에 만들어진 블렌드로 지금까지도 인기가 많은 차이다. 그 당시 군주였던 앤 여왕의 이름을 땄는데, 하루 중 어느 시간대에 즐겨도 좋으며 훈제 연어나 크림치즈 샌드위치와 잘 어울리는 신선한 맛을 갖고 있다.  

직접 차 향을 테스트할 수 있도록 유리병에 찻잎이 담아 있기도 하다. 한 병씩 뚜껑을 열다 보면, 어느새 차 향에 취하기도 한다. 

만약 어느 차를 골라야 할지 망설여진다면, 포트넘 앤 메이슨의 유명한 티 셀렉션을 선택해도 좋을 것이다. 로열, 블랙퍼스트, 얼 그레이 클래식, 애프터눈, 퀸 앤, 쥬빌리, 아이리쉬 블랙퍼스트, 웨딩 블랙퍼스트, 스모키 얼 그레이 등 다양한 차들을 티백으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 

 

다양하게 즐겨본 후에, 자신의 입맛과 취향에 맞는 차를 골라 나중에 구입할 때 참고를 하면 좋을 것이다. 좀 더 클래식하게 즐기고 싶다면, 나무 상자에 담긴 제품을 골라도 마음에 들 것 같다. 

 

이번에 갔을 때에는 딸기, 레몬, 복숭아, 사과, 크랜베리와 같은 과일 향이 가미된 홍차의 조합들도 신선하게 보였다. 생강과 시칠리아 레몬, 살구와 허니&라벤더, 딸기&장미, 복숭아 홍차 등에도 눈길이 갔다. 

나는 싱글 오리진 티도 즐겨 마시는 편인데, 단일 원산지에서 재배되어 특별히 선별되었기 때문에 특별한 품질의 찻잎으로 깊은 향미를 즐길 수 있어 좋다. 와인과 마찬가지로 까다로운 재배 조건에서 가장 좋은 퀄리티를 요구하기 때문에 마실 때마다 만족스러울 것이다. 

포트넘 앤 메이슨에서는 차를 비롯한 차와 관련된 다양한 제품들을 함께 둘러볼 수 있는데, 그 밖에도 주방용품이나 향수, 액세서리 등의 뷰티 제품도 만날 수 있다. 

 

특히 지하 1층에는 정육점과 베이커리, 생선, 치즈 등 신선 식품관이 있어 와인과 함께 장을 보기에도 좋다. 나는 이곳에서 파는 프로슈토를 좋아하는데, 정말 맛있다. 

 

영국의 대표 홍차 브랜드인 포트넘 앤 메이슨의 매장이 서울의 신세계백화점 본점을 비롯하여 우리나라에도 몇 군데 오픈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곳에는 아직 가보지 못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포트넘 앤 메이슨만의 다양한 차와 음식 레시피를 담고 있는 '타임 포 티(Time for Tea)' 책을 사 와야겠다. 

오래전에 내가 포트넘 앤 메이슨을 처음 가게 된 이유는 사실 티를 구입하는 것은 두 번째 이유였다.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고풍스러운 피카딜리 매장에는 연미복을 갖춰 입은 연세가 지긋하신 할아버지 직원 분이 계셨었는데, 그분의 영어 악센트가 엄청나게 고급스럽다는 얘기가 있었다. 

 

실제로 내 주변에서는 같은 영국인이 들어도 감탄사가 터져 나올 정도로 그분의 억양과 발음이 무척이나 고급스럽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고 했다. 호기심에 나도 그분의 영어 발음이 듣고 싶어서 방문을 했었고, 운이 좋게 그 할아버지께서 직접 계산을 해주셔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영업시간

월요일~토요일: 오전 10시~오후 8시
일요일: 오전 11시 30분~오후 6시

 

나는 영국에 갈 때마다 포트넘 앤 메이슨을 들른다. 그때마다 항상 그 할아버지의 품격 있는 억양을 떠올리게 된다. 그분의 발음은 내가 지금까지 들었던 영어 발음 중 최고 중의 최고라고 생각한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도 사람마다 간직하는 기억의 조각들은 모두 다를 것이다. 포트넘 앤 메이슨은 깊은 차 향기와 함께 언제나 그 노신사의 멋스러운 영어 발음과 억양이 생각나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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