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프랑스 파리

뤽상부르 정원은 초록의 천국 쉼터, 파리가 건네주는 위로

난짬뽕 2023. 1. 3.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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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 hu

프랑스 파리에서 내가 좋아하는 또 다른 한 곳은 바로 뤽상부르 정원이다. 나무 그늘 사이를 천천히 거닐며 산책하는 것도 좋고 푸르른 잔디밭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는 것도 물론 좋지만, 나는 잔디밭과 인접한 나무그늘 아래에 놓여 있는 메탈 의자에 비스듬히 걸터앉아 뜨거운 햇살을 업고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결을 느끼는 것이 참 좋다.

 

빈 의자가 여유 있다면, 내 앞에 놓고는 신발을 벗고 발을 올려놓은 채 고개를 젖혀 눈을 감고 있는 것 역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 뤽상부르 정원에서는 벤치보다는 녹색의 메탈 의자가 더 편안하다.  

 

약 7만 평의 부지에 조성된 뤽상부르 정원은 파리에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아름다운 정원으로 알려져 있다. 헤밍웨이도 이 공원에서 자주 산책을 즐겼다고 한다.  

뤽상부르 정원에는 부르델의 <베토벤 흉상>을 비롯하여 로댕의 스승이었던 쥘 달루의 <들라크루아 흉상> 등 무려 106개나 되는 석상들이 곳곳에 있다.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저마다의 방식대로 휴식을 즐긴 후에는 정원을 한번 둘러보면 색다른 볼거리들을 만나게 된다. 

 

마리 드 메디치 등 프랑스의 여러 왕비들을 비롯하여 조르주 상드, 샤를 보들레르, 프레데릭 쇼팽, 테오도르 루소 등 파리를 무대로 활동했던 예술가들의 조각상도 찾을 수 있다. 

 

파리 도심의 대표 공원인 뤽상부르 정원은 1612년에 조성되었다. 아기자기한 음악회들도 수시로 열려 어린 자녀들과 함께 많은 가족들이 찾고 있는 이곳은 뉴욕의 센트럴 파크나 런던의 하이든 파크를 말할 때 함께 거론되는 공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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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시스 분수. 앙리 4세의 미망인 마리 드 메디시스를 위해 그녀의 고향인 이탈리아의 석굴 양식을 본떠 만들었다고 한다. 뤽상부르 궁전 왼쪽에 자리해 있다.

정원의 북쪽에는 뤽상부르 궁전이 자리해 있다. 이탈리아 피렌체의 명문 귀족인 메디치 가문에서 프랑스로 시집을 와 앙리 4세의 부인이 된 마리 드 메디시스(1573~1642년)는 남편이  암살당하자 어린 아들 루이 13세를 대신해 섭정을 시작한다. 

 

권력을 쥔 그녀는 메디치 가문의 피티 궁전을 모방한 자신의 거처를 지었는데, 7년 만에 아들과의 권력 암투에서 밀려 여러 차례 반란을 일으키다 실패하였고, 결국 독일의 쾰른에서 사망한다. 그로부터 3년 후에 완공된 뤽상부르 궁전은 대혁명 당시에는 교도소로 바뀌었고, 공원은 버려진 채 재소자들을 면회 온 가족들의 쉼터가 되었다고 한다. 

 

또한 파리 코뮌 시에는 시민군과 정부군이 뤽상부르 공원 내에서 총격전을 벌이기도 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 때는 독일군의 항공대 본부가 뤽상부르 궁에 들어오면서 일반인들의 공원 출입이 통제되었다고도 전해진다. 현재 뤽상부르 궁전은 프랑스 상원 의사당으로 사용되고 있다. 

뤽상부르 궁전

뤽상부르 궁전은 중앙 입구의 돔과 층고 확보를 위해 사용한 프랑스식 양식인 맨사드 지붕, 코너의 파빌리온 등을 갖춘 초기 바로크 양식으로, 이는 곧 유행처럼 번져나가 프랑스 궁전 건축의 새로운 스타일이 되었다고 한다. 

영국 런던의 공원이 숲이라면, 프랑스 파리의 공원은 잘 꾸며진 정원이다. 특히 뤽상부르 정원은 삐침이 하나도 없이 단정하게 꾸민 헤어스타일을 자랑한다. 평면적 아름다움 위에 균형적인 원근법을 중시하여 더욱 멋스럽고, 나무들의 정렬을 통해 공간을 분리하고 있으며, 물을 중심으로 한 좌우 대칭의 안정감 속에 건축물과의 평화로운 공존을 추구한다. 

 

이곳에서는 주변에 사람들이 많아도 신경 쓰이지 않고, 눈치를 볼 필요도 없다. 그냥 이대로의 풍경 안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잠시 멈춰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분이 나아지는 느낌이다. 자연 속에서 치유되는 지친 일상들의 잔재들. 그래서 나는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할 때면 잠시라도 늘 공원을 찾게 되는 것 같다.

 

2019년 당시 파리 시청이 관리하는 도심 내의 크고 작은 공원들이 450여 개에 달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관광객들이 붐비는 곳들은 그마다의 모습으로 매력이 있겠지만, 뤽상부르 정원처럼 사람들에게 그 무엇도 바라지 않은 채 언제나 넉넉한 낭만과 느긋한 여유로움을 건네주는 공원에서의 시간이 나에게는 큰 위로가 된다. 

뤽상부르 정원 내 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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