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데 보이지 않는
흐르는데 멀어지는 것, 가벼운데 느려지는 것, 소리 없이 서서 마르는 것, 가만히 있는데 흔들리는 것들은 모두 다 어쩔 수 없는 것들이다. 그러나 있는데 보이지 않는 것만큼 속수무책인 몸은 없다. 작은 그늘이 큰 그늘 속으로 들어가듯 사라지지 않았는데 보이지 않는 것은 귀담아들어야 한다.
심재휘 ㅣ 1997년 「작가세계」를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적당히 쓸쓸하게 바람 부는> <그늘> <중국인 맹인 안마사>가 있다. 발견문학상을 수상했다.
상응하다
아무 인연이나 연고가 없는 것은 없다. 무엇과도 관계를 맺고 있다. 그래서 무엇에서도 마음은 일어난다. 아침햇살, 새소리, 바람, 꽃가루가 돌에게 가서 돌을 깨우듯이. 그래서 돌이 얼굴과 음성으로 화답하듯이.
문태준 ㅣ 1994년 「문예중앙」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수런거리는 뒤란> <맨발> <가재미> <그늘의 발달> <먼 곳> <우리들의 마지막 얼굴> 등이 있다. 유심작품상, 노작문학상, 미당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서정시학작품상, 애지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2월 한 달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벌써 달력 한 장을 새롭게 넘겨 봅니다. 평일 하루하루도, 주말 역시 부쩍 바빴던 한 달이었던 것 같습니다. 스케줄표를 보니, 이번 달 3월도 예외가 되지는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한 해의 출발과 끝의 긴 흐름 속에서, 3월은 어쩌면 중간의 시작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의욕이 넘쳐나는 시작과 마무리의 시기에 비해 중간 즈음의 기간들은 조금의 방황과 고뇌와 갈등으로 인해 적지 않게 헤맬 수도 있는 시간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오늘부터 막이 올라간 3월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왜냐하면 이 중간을 잘 견뎌내야만 끝까지 갈 수 있으니까요. 중간에서 멈추지 않고 주저앉지도 않은 채, 계속 달려보리라 마음을 다져봅니다. 올 한 해의 종착점을 향해서요. 화원에서 만난 예쁜 꽃들입니다. 우리들의 3월이 이 친구들처럼 싱그럽고 맑은 향기로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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