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너머/작은 이야기

아빠는 항상 오늘이 제일 행복하다는 말씀을 하신다

난짬뽕 2024. 3. 16.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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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남편이 시골에 내려가자고 했다. 나는 사실 얼마 전에 다녀왔고, 또 다음 주에 60여 명이 모이는 시댁모임이 수덕사 근처에서 있어, 그때 겸사겸사 아빠를 뵙고 올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젯밤에 남편이 일이 많아 늦은 밤에 퇴근하고, 월요일에 출장이 잡혀 있어 이번주는 집에서 푹 쉬게 할 마음이었다. 

집을 나서기 전에 아빠께 전화를 드리니, 아마도 이번주에는 오빠들이 모두 바빠서 내려오지 않을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렇다면 빨리 내려가야지, 하는 생각에 밑반찬을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한 채 주차장으로 향했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차는 그리 많이 막히지 않았다. 아빠댁의 현관문에 들어서니, 엉~~~ 작은오빠 얼굴이 보였다. "바쁜데 어떻게 내려왔어?" 하는 내 말에, "형도 지금 내려오는 중이래."라고 말했다. 큰오빠는 지난주에도 왔다 갔는데, 이상하게도 이번주는 의도치 않게 식구들이 모두 모이게 되었다. 

 

식구들이 모두 모이자, 점심 메뉴 선정에 들어갔다. 이것저것, 다양한 메뉴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남편이 돼지갈비가 먹고 싶다고 했다. 아빠께서는 온 식구들이 모였으니, 당신이 한턱을 내신다고 말씀하셨다. 식구들이 많이 모였고, 워낙 모두들 잘 먹는 스타일이라서 점심값이 만만치 않았는데 오빠들의 만류에도 아빠께서 기분 좋게 밥값을 계산하셨다. 식구들 모두 맛있게 먹고, 배가 너무나 불러 우리들은 산책을 하기로 했다. 

용봉산을 오르기에는 모두들 옷차림이 준비가 되지 않아, 우리들은 아빠가 추천해 주신 내포사색길로 향했다. 용봉산 아래의 둘레길이었는데, 그 근처에 전원주택 단지가 조성되어 있었다. 예전에는 멀리서 보기만 했던 곳이었는데 막상 가까이에 가게 되니, 빌리지의 내부가 궁금했다. 그래서 그곳 담당자에게 구경을 할 수 있느냐고 문의하니, 마침 아직 분양되지 않은 두 집을 볼 수 있다고 했다. 

단지가 조용했고, 무엇보다도 집 뒤를 용봉산이 둘러싸고 있는 점도 좋았다. 조금 더 먼 훗날에 지금보다 덜 바쁘게 되면 남편과 나는 서울을 떠날 계획이다. 그때에도 계속 무슨 일인가는 꾸준히 하고 있겠지만, 사는 곳은 산이 있고 물이 있는 곳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족들 모두 아빠 덕분에 잘 먹고, 즐겁게 거닐고, 재밌는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아빠는 항상 오늘이 제일 행복하다는 말씀을 하신다. 매번 오늘이 어제보다 행복하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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