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족(蛇足)
사족(蛇足)을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뱀의 발'을 뜻합니다. 원래 이 말은 제나라를 방문한 진나라의 사신인 진진이 제나라 민왕의 요청으로, 초나라의 재상인 소양을 만나 제나라에 대한 공격 계획을 철회하라고 설득할 때 인용한 이야기인데요.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전국 시대인 초나라 회왕 때의 이야기입니다. 어떤 인색한 사람이 제사를 지낸 후에 여러 하인들 앞에 술 한 잔을 내놓으면서 서로 나누어 마시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한 하인이 이런 제안을 했습니다. "여러 사람이 나누어 마신다면 간에 기별도 안 갈 테니, 땅바닥에 뱀을 제일 먼저 그리는 사람이 혼자 다 마시면 어떻겠냐?"라고요.
그 말을 들은 하인들이 모두 찬성을 하고는, 각자 땅바닥에 뱀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곧이어 어느 하인이 술잔을 집어 들고는, 자신이 제일 먼저 뱀을 그렸다면서 자랑을 했는데요. 다른 하인들이 그가 그린 뱀을 보고는 어이없어했습니다. 그때 그 옆에서 막 뱀을 그린 다른 하인이 그의 술잔을 빼앗고는 단숨에 마셔버리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이 그린 뱀이 멋지다고? 아니, 이 사람아! 세상에 발이 달린 뱀이 어디 있다고, 이렇게 뱀의 발까지 그렸단 말인가!"
술잔을 빼앗긴 하인은 자신이 공연히 저지른 쓸데없는 짓 때문에 술을 마시지 못한 것을 후회하게 되었습니다. 하지 않아도 될 쓸데없는 군일 때문에 술잔을 바로 눈앞에 두고도 실패하고 만 것입니다. 그 이후로 사족(蛇足)은 '쓸데없는 것'을 의미하거나 무용지물의 비유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생활하다 보면, 있는 것보다 없는 편이 더 나을 때가 종종 생기곤 하는데요. 오늘 하루는 저도 공연히 쓸데없는 일을 하고는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쁜 공기질로 인해 창문 밖 풍경이 온통 뿌였게 보이는데요. 여러분들의 마음만은 오직 맑음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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