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시골에 내려가는데, 맑았던 하늘이 갑자기 어둑어둑해졌다. 금방이라도 빗줄기가 쏟아질 것만 같더니, 우두두둑 세찬 빗방울이 내리는가 싶더니, 곧이어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우박까지 쏟아졌다. 그리고는 아빠가 계신 곳에 다다를 즈음, 하늘은 무슨 일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다시 화창해졌다. 올해는 집 앞 석촌호수의 벚꽃도 보지 못했고 제대로 된 꽃구경도 다녀올 시간이 없었는데, 시골에 내려와 마음껏 봄향기를 만날 수 있었다. 아빠와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 또다시 하늘에서 먹구름이 밀려왔다. 그리고는 다시 비가 내렸다. 아빠와 함께 남편과 나는 마치 호랑이 결혼식에 초대받은 것 같았다. 내가 어렸을 때 어른들이 말씀하시길, 맑았던 하늘에서 비가 내리고 다시 맑아지면 호랑이가 장가가는 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