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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5

호랑이 장가 가는 날, 아빠와 함께

얼마 전 시골에 내려가는데, 맑았던 하늘이 갑자기 어둑어둑해졌다. 금방이라도 빗줄기가 쏟아질 것만 같더니, 우두두둑 세찬 빗방울이 내리는가 싶더니, 곧이어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우박까지 쏟아졌다. 그리고는 아빠가 계신 곳에 다다를 즈음, 하늘은 무슨 일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다시 화창해졌다. 올해는 집 앞 석촌호수의 벚꽃도 보지 못했고 제대로 된 꽃구경도 다녀올 시간이 없었는데, 시골에 내려와 마음껏 봄향기를 만날 수 있었다. 아빠와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 또다시 하늘에서 먹구름이 밀려왔다. 그리고는 다시 비가 내렸다. 아빠와 함께 남편과 나는 마치 호랑이 결혼식에 초대받은 것 같았다. 내가 어렸을 때 어른들이 말씀하시길, 맑았던 하늘에서 비가 내리고 다시 맑아지면 호랑이가 장가가는 날이..

나태주 '11월', 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와버렸습니다

11월나태주 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버렸고버리기에는 차마 아까운 시간입니다 어디선가 서리 맞은 어린 장미 한 송이피를 문 입술로 이쪽을 보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낮이 조금 더 짧아졌습니다더욱 그대를 사랑해야 하겠습니다.오늘이 어느덧 11월의 첫날이네요. 마침 요즘 읽고 있던 시집에서 '11월'이라는 제목의 시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 시의 첫 행처럼, 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버린 올해이네요. 그래서 지나간 지난 시간들에 대해서 미련을 남기지 않고, 앞으로 남은 올해의 시간들에게 조금 더 집중하고자 마음먹었습니다. 저는 법정 스님의 글도 좋아하는데요. 지금의 계절과 잘 어울리는 글귀가 있어 소개해드립니다. 저 역시 거리의 떨어지는 낙엽들을 보면서 제 마음의 불필요한 소유물들을 하나씩 덜어내고 있..

시 한 스푼 그림 한 모금, 나태주 시집 <아직도 너를 사랑해서 슬프다>

시인의 말시를 제대로 쓰지도 못하면서 그림을 그리고 싶었고그림을 그리다 보면 문득 시가 떠오르기도 했다.그림과 시의 중간 어디쯤 정말로 내가꿈꾸는 시의 나라는 있었던 것일까?이 시집에 실린 시와 그림들이 바로 그 자취들이다.아무튼 시와 그림으로 어우러진 시집,특별한 시집을 한 권 내서 기쁘다.2018년 12월나태주나태주 시인의 는 시와 함께 그림도 감상할 수 있는 시집이다. 시집에 담긴 총 72편의 시들은 모두 나태주 시인이 직접 그린 그림과 짝을 이루었다. 왠지 소박하고 서툰 삽화들이라서 한층 정감이 간다. 시 한 스푼, 그림 한 모금.부쩍 쌀쌀해진 가을의 길목에서 서두를 것 하나 없는 저녁 무렵에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아직도 너를 사랑해서 슬프다지은이: 나태주펴낸곳: 주식회사 동학사1판 1쇄: 2..

건강하세요, 뚝딱! 행복하세요, 뚝딱!!

새해 인사 나태주 글쎄, 해님과 달님을 삼백 예순 다섯 개나 공짜로 받았지 뭡니까 그 위에 수없이 많은 별빛과 새소리와 구름과 그리고 꽃과 물소리와 바람과 풀벌레 소리를 덤으로 받았지 뭡니까 이제, 또 다시 삼백 예순 다섯 개의 새로운 해님과 달님을 공짜로 받을 차례입니다 그 위에 얼마나 더 많은 좋은 것들을 덤으로 받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그렇게 잘 살면 되는 일입니다 그 위에 무엇을 더 바라시겠습니까? 며칠 사이 소복이 내린 눈이 아이들을 즐겁게 해 준 것 같습니다. 조용했던 아파트 단지에서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여기저기에서 쏟아져 나왔고, 놀이터에도 정원에도 개성 만점의 눈사람들이 어른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유독 디테일이 살아있는 도깨비 눈사람. 무심코 지나칠 때에는 그냥 평범한 ..

잠 못 드는 밤

작가: 박성희 / 제목: 별의 시간 / 크기: 가로 4,000 x 세로 2,100 x 두께 230(㎜) / 길고 긴 별의 시간 속에서 인간은 한 순간을 사는 존재임을, 넓은 벽면을 하늘 삼아 반짝이는 별들을 시계부품으로 치환하여 온유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만나고 돌아와 _ 나태주 만나고 오면 하루나 이틀 마음이 놓인다 잘 있을 거야 잘 있겠지 날이 갈수록 조금씩 불안해지는 마음 흔들리는 마음 잘 있겠지 분명 잘 있을 거야 내용은 비슷한데 조금씩 색깔이 초록이나 파랑에서 갈색으로 바뀌는 마음 그래 잘 있을 거야 잘 있겠지. 우리가 세상에 없는 날 _ 나태주 여보, 아는 사람들 만나 끼니때가 되거든 밥이라도 자주 먹읍시다. 우리가 세상에 없는 날 사람들 우리더러 밥이라도 같이 먹어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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