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원성당은 강원도 횡성군에 자리한 아름다운 성당입니다. 천주교 박해가 끝난 후, 산 위의 등불처럼 세상을 비추기 위해 1910년에 지어졌습니다.
풍수원성당
- 주소: 강원 횡성군 경강로 유현 1길 30
- 개방시간: 09:00 ~ 16:00
- 성체현시: 화 - 금요일 13:30 ~ 14:30
- 문의: 033 342 0035
저희 가족은 풍수원성당을 좋아합니다. 천주교 신자는 아니지만, 종교적 이유를 떠나 풍수원 성당에 가끔씩 가는 것 같아요. 아들이 어렸을 때부터 함께 가곤 했던 풍수원성당에, 오랜만에 남편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찾은 풍수원성당 입구는 예쁜 꽃길로 조성되어 있어, 성당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한결 산뜻하니 즐거웠습니다. 주차장도 넓게 새 단장되어 좋았고요.
풍수원성당은 1802년 신태보 베드로 복자를 비롯한 40여 명의 신자가 박해를 피해 자리를 잡으면서 형성된 신앙 공동체입니다. 신자들은 80여 년 동안 성직자 없이 신앙생활을 하다가 1888년 6월 20일에 본당으로 설정되어 프랑스 성직자 르메르 신부가 초대 본당 신부로 부임해 초가 사랑방에서 첫 미사를 드렸습니다.
1896년 우리나라 세 번째 사제로 서품 받은 정규하(아우구스티노) 신부가 2대 본당 신부로 부임하여 47년 동안 신자들과 함께 공동체를 일구었다고 합니다.
정규하 신부는 1909년에 중국인 목수 진 베드로 등을 고용하여 초가 성당을 대신해 120평 규모의 고딕 로마네스트양식 벽돌조 성당을 1910년 11월 9일에 완공하여 조선교구장 뮈텔 주교가 봉헌하였습니다.
성당 마당에 있는 느티나무 두 그루는 뮈텔 주교가 성당 봉헌식 때 심은 기념식수인데요. 수령이 130년 이상 된다고 하네요. 실제로 보면, 그 큰 품이 더욱 따스하게 느껴진답니다.
정규하 신부는 1912년에 중국인 목수 최 바오로를 고용하여 1913년에 조적조 벽돌 슬라브 건물인 구 사제관(현 풍수원성당 역사관)을 지었고, 이곳이 1910년에 설립된 삼위학당의 모체로써 성소의 못자리가 되어 이곳 출신 사제를 30여 명 배출하였습니다.
1920년 6월에는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 대축일을 맞아 성체 현양 대회를 시작하여 현재 천주교 원주교구로부터 성체 성지로 선포되었습니다.
풍수원 천주교회는 풍수원성당으로 더 많이 불리는데요. 풍수원 천주교회는 강원 최초의 성당이며, 한국인 사제가 지은 최초의 서양식 성당이자 우리나라에서 4번째로 지어진 서양식 성당이니, 직접 가셔서 한 번 둘러보셔도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편의 뒷모습입니다. 저희는 무교이지만, 경건한 마음으로 두 손 모아 기도를 드립니다.
풍수원 성당 크기는 11.7m x 29.75m, 지붕 높이 8.76m, 종탑 높이 21.78m로, 바실리카 양식과 로마네스크·고딕 건축 양식이 결합하는 독특한 양상을 보입니다.
성당 재료는 연와조 적벽돌과 회색 벽돌이며, 내부 공간은 기둥들이 일렬로 줄지어 늘어선 것이 특징인 바실리카식 본채 구조를 띠고 있습니다. 스테인드글라스를 끼워 넣은 원형 창과 고딕식 버팀벽은 고딕 건축의 대표 양식이며, 장식용 소첨탑도 종탑과 제단 외부 지붕에서 확인됩니다.
또한 돔형 천장은 축조 당시 경제, 기술적 한계로 석제 볼트가 아닌 목제 볼트를 사용했는데요. 조선식 대들보 공법을 적용하여 반원으로 둥글게 굴린 널판을 연결한 것이 특징입니다.
남편과 함께 아빠와 멀리 타국에 있는 아들을 생각하며 성모당 초봉헌을 올렸어요. 환전은 사무실에서 할 수 있고요. 개당 1천 원입니다.
이곳은 현재 풍수원성당 역사관인데요. 예전에는 사제관이었다고 합니다. 칭칭나무로 우거진 골짜기를 배경으로 산언저리에 위치한 구 사제관은 붉은 벽돌로 세워진 2층 건물입니다.
성당보다 5년 늦은 1912년에 지어졌는데요. 원형이 잘 남겨진 벽돌조 사제관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사용된 벽돌은 가까운 피미기 마을에서 구워 나른 것으로 추정되며, 정규하 신부가 건립진행을 맡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간소한 모습 속에서도 현관, 창호, 처마 주위의 벽돌 쌓기 장식이 돋보이는 것 같아요. 1, 2층 내부에서 거실을 사이에 둔 방 배치와 서재를 보면 당시 사제의 주거생활을 이해할 수 있어요.
풍수원성당 주변으로 큰 첨례길, 정규하 신부길 등의 순례길도 있다고 하네요. 다음에는 남편과 함께 순례길도 걸어보자고 서로 얘기했습니다.
풍수원성당은 역사적 의미가 있는 건축물로 1982년 강원 지방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고, 구 사제관은 2005년에 대한민국 근대역사유적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이곳은 일제강점기 동안에는 학교를 설립하여 신앙교육으로 민족의식을 고취하였고, 여성들의 모임인 안나회를 만들어 주체적인 의식을 일깨워 주었다고 하네요. 또 고아들을 돌보고 가난한 이들에게는 농사지을 땅을 마련해 주기도 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희 가족은 풍수원성당의 봄과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을 모두 함께 했었습니다. 풍수원 성당은 사계절 모두, 언제 찾아가도 참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풍수원 성당을 바라보며 아들이 귀국하는 여름방학 때 다시 오겠다는 인사를 했습니다. 아름다운 편안함, 풍수원성당이 건네는 조용한 속삭임이 큰 여운으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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