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은 하늘과 청량한 바람이 불던 4월 마지막 주였던 것 같아요. 처리해야 될 일들이 많아서 야근이 많았던 때라 모두들 지쳐 있었는데요.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후배들이 햇살샤워를 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새벽에 출근해서 새벽에 퇴근하다 보니, 사실 저도 한낮의 햇빛을 온몸에 받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조금이라도 걷고 싶다는 후배들이 산책도 할 겸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 갔다 오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점심을 따로 먹지 않고 샌드위치와 샐러드를 사 갖고는 바로 과천 서울대공원 안에 자리한 국립현대미술관으로 향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1969년 창설 이래, 한국 현대미술의 역사와 자취를 함께하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예술기관으로 자리 잡았는데요. 특히 MMCA 과천은 사색하기에 참 좋은 곳입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은 어느 계절에 와도 참 좋은데요. 이곳은 연륜 있는 멋스러운 소나무들의 위엄이 경건하게 느껴지는 곳이기도 합니다.



후배들과 함께 벤치에 앉아 아무 생각 없이 흘러가는 계절의 흐름을 만끽하고 있었는데요. 어디로부터 흘러나오는 묵직한 울림이 저희들을 동시에 한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게 했습니다.

맞아요. 그 주인공은 바로 조나단 보로프스키의 '노래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조나단 보로프스키의 '노래하는 사람'은 노래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어요.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이 시간대에 가면 노래하는 사람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답니다.
노래 시간
- 10:10 ~ 11:00
- 11:30 ~ 12:30
- 13:00 ~ 14:00
- 14:30 ~ 15:30
- 16:00 ~ 17:00

믿을 수 없다고요? 그럼 노래하는 사람의 입 모양을 한번 봐주세요.

노래하는 사람이 어떤 노래를 부르는지는 여러 견해가 있어요. 모터 구동을 통해 "으~~~~ 앙" 하는 낮은 허밍 소리가 구슬프게 들리기도 하는데요. 그 울림을 듣고 있노라면, 마음이 차분해지는 기분이 들기도 해요.
모두들 이곳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의 터줏대감인 노래하는 사람의 깊은 울림에 빠져 있을 때, 후배 한 명이 무엇인가를 발견했다는듯 벅찬 목소리로 저희들을 향해 말했습니다.
"이 노래, 그거잖아요. 다섯 손가락의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요. 잘 들어보세요. 가사랑 박자가 딱 맞아요." 그렇게 말하는 후배를 향해 우리들은 한결 같이 의아해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너무나 확신하는 후배의 얼굴을 보는 순간 으~~ 앙~~ 하는 노래하는 사람의 울림에서 진짜 "수요일에는 빨간 장미를/ 그녀에게 안겨 주고파~~~~ 한 송이는 어떨까/ 왠지 외로워 보이겠지/ 한 다발은 어떨까/ 왠지 무거워 보일 거야"라는 가사가 들려오는 듯한 이 기분은 무엇일까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는 저 멀리 관악산의 모습도 한눈에 들어오는데요. 저희들은 벤치에 앉아 이곳이 우리집 앞마당이라는 생각으로 이 순간의 여유로움을 만끽했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은 야외조각공원을 천천히 거닐어도 참 좋아요.

푸르른 소나무들 사이로 하늘과 바람이 함께 호흡하며 자연스레 풍경 안의 풍경이 되는 이곳에서 저희들도 어느 순간 몸과 마음이 가벼워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낮의 달콤한 휴식을 뒤로하고 사무실로 향하는 길에 과천 서울대공원의 명품 소나무 중 하나인 장수 소나무를 만나 후배들과 함께 두 손을 모아 각자 소원도 빌었어요.



꼬마 자동차 붕붕이처럼 꽃 향기에 취해도 보고요.




이렇게 시원하게 이발한 나무 앞에서 어른들이 둘러서서 까르륵 웃기도 했답니다.

그런데 조금 안타까운 일도 있었어요. 서울대공원 첫 번째 명품 소나무인 소원성취 소나무들의 모습이 너무 힘들어 보였거든요. 예전의 생기 있고 희망에 찬 건강한 모습과는 달리 어딘지 모르게 힘이 다 빠져 가만히 서 있는 것도 너무 고단하게 느껴지는 모습이었어요.
그런 소원성취 소나무를 바라보는 저희들의 마음도 많이 아팠는데요. 후배들이 다음에 시간 될 때 다시 와서 소원성취 소나무들이 기운을 차렸는지 보러 오자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우리 모두는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한동안 모두들의 마음이 조금은 번잡하고 어지러웠던 것 같은데요. 이곳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노래하는 사람의 노랫소리도 들으면서 저희들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만약 지금 여러분들의 마음이 조금 무겁게 느껴지신다면, 지금 밖으로 나가셔서 잠시라도 걸어보시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맑은 하늘과 햇살과 바람이 여러분들에게 다정한 친구가 되어 줄 것 같거든요. 오늘도 모두들 기분 좋은 하루 보내세요.



뤽상부르 정원은 초록의 천국 쉼터, 파리가 건네주는 위로
뤽상부르 정원은 초록의 천국 쉼터, 파리가 건네주는 위로
프랑스 파리에서 내가 좋아하는 또 다른 한 곳은 바로 뤽상부르 정원이다. 나무 그늘 사이를 천천히 거닐며 산책하는 것도 좋고 푸르른 잔디밭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는 것도 물론 좋지만, 나는
breezehu.tistory.com
런던의 푸른 야외 스포츠 공원, 리젠트 파크의 아름다운 정원들
런던의 푸른 야외 스포츠 공원, 리젠트 파크의 아름다운 정원들
런던의 공원들 가운데 가장 정교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리젠트 파크(Regent's Park)는 볼거리가 가득한 곳이다. 이곳은 위치와 규모, 접근성 면에서 런던 최고의 공원으로 인정받고 있는 하이드
breezehu.tistory.com
'지도와 나침반 > 그 곳'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예당저수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힐링 휴게소, 예산예당호 휴게소 (47) | 2026.05.18 |
|---|---|
| 면천읍성 민속대장간에서 만난 금도끼 은도끼 쇠도끼 (55) | 2026.05.03 |
| 연분홍 빛으로 물든 하트 모양의 면천 골정저수지, 충남 당진 벚꽃 명소 (78) | 2026.04.24 |
| 덕숭산 수덕사의 마음을 묶어놓는 초혼의 풍경소리 (52) | 2026.04.21 |
| 북한강변을 따라 달리는 봄나들이 드라이브 코스 (56) | 2026.04.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