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너머/짧은 만남, 긴 여운

국내 최초 지휘 퍼포머, 김현철

난짬뽕 2022. 4. 14.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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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지휘 퍼포머

김현철

 

2022 과천아카데미

 

이번 주는 매일 과천으로 외근을 나가게 되었는데요. 오전 9시에 잡힌 회의가 담당자의 급한 일로 인해 오후로 시간이 옮겨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전 시간이 붕 뜨게 되고 말았죠. 

 

서울에 갔다 다시 오기에는 시간이 애매했고요. 과천에는 친구도 있으니 별다른 걱정은 들지 않았는데요. 마침 거래처 사무관께서 과천 시민회관 소극장에서 진행되는 과천아카데미가 10시에 진행되는데 그곳에 다녀오는 것은 어떻겠느냐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현악 4중주와 함께하는 현마에 김현철의 유쾌한 클래식>. 검색을 해보니, 오늘의 강의는 지휘 퍼포머로 활동하고 있는 김현철 지휘자의 무대였습니다. 저는 유튜브에서 그가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공연 장면을 본 적이 있었는데요. 개그맨이었던 그가 땀을 흠뻑 흘리면서 열정적으로 지휘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으로 남았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거래처 근처에 있는 과천 시민회관 소극장으로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한 번쯤 김현철 지휘 퍼포머의 무대를 보고 싶었는데, 우연히 좋은 기회를 만나게 된 것 같아 회의가 연기된 것이 오히려 즐거워졌습니다. 

 

지휘 퍼포머 김현철

 

김현철 지휘 퍼포머는 개그맨이자 현재 홀트학교 명예지휘자로, 은평인터내셔널유스오케스트라 명예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샤롯아마츄어 오케스트라 단장이기도 하고요. 

 

그는 무대에 등장하여 간단하게 자신을 '국내 최초 지휘 퍼포머'라고 소개했는데요.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지휘 퍼포머로는 1호라고 강조하더라고요. 특히 자신이 유일무이 한 1호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참 재미있었는데요. 

 

우선 지휘 퍼포머가 되기 위해서는 클래식을 전공하지 않아야 하고요. 악보를 볼 수 없기 때문에, 그냥 작품의 전곡을 외울 수 있어야 하고요. 오랜 시간 동안 클래식 음악을 들어야 하는데, 자신의 경우는 8세 경부터 40년 이상 음악을 들어왔다는 것이었어요. ㅎㅎ

 

그래서 지휘자보다는, 지휘 퍼포머가 되기가 더 어렵다고 강조하더라고요. ㅎㅎ 개그맨이었던 그는 남의 흉내를 내어 웃기기보다는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승부하고 싶어서, 클래식을 소재로 하여 방송을 시작했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그런 모습을 기억하지 못해서 아쉽다고도 했어요. 

 

현악 4중주

 

그는 유쾌한 오케스트라를 창단하여 8년째 음악활동을 펼치고도 있는데요. 이날은 오케스트라 대신 현악 4중주와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강의 중간중간에 연주도 들려주었는데요. 제1 바이올린 연주자의 연주가 저는 정말로 좋았어요. 

 

이날 그가 들려준 이야기들은 딱딱한 이론에 대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실생활에서 무심코 만날 수 있는 클래식 음악에 대한 접근들이라 쉽고 재미가 느껴졌는데요. 예를 들면, 현악 4중주가 에드워드 엘가의 '사랑의 인사'를 들려주고는 관객들에게 이 음악을 어디서 많이 들어봤느냐는 질문을 하는데요. 혹시 여러분들 정답을 아실까요? 

 

네. 맞아요. 결혼식장에서요. 특히 양가 어머니들이 함께 손을 잡고 입장하실 때 가장 많이 흘러나온다고 하네요. ㅎㅎ 바흐가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게 된 이유를 묻자, 어느 젊은 분께서 음악사에 대한 이론으로 대답을 했는데요. 그가 한마디로 간단하게 정리해버렸어요. 자녀가 20명이라서. ㅎㅎ 

 

고속도로 휴게소의 화장실과 호텔 커피숍, 성형외과에서 바흐의 음악을 많이 들려주는 이유도 재미있었고요. 전화 통화음에 많이 쓰이는 하이든의 음악 이야기도 유쾌했는데요. 저는 드라마 <모래시계>에서 고현정 음악으로도 알려진 파가니니의 '기타와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를 듣는 것이 진짜 좋았어요. 이날 현악 4중주의 연주 중에서 제일 아름답게 들려오더라고요.  

 

 

마지막으로 들려준 음악은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5번'이었는데요. 이 음악이 흘러나오던 찰리 채플린이 주연한 영화 <위대한 독재자>의 한 장면이 오버랩되기도 했답니다. 

 

김현철 지휘 퍼포머는 오케스트라가 아닌 현악 4중주 앞에서 지휘를 하는 것이 조금 쑥스럽지만, 많은 분들이 자신이 지휘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실 것 같다면서 지휘를 하는 진중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어요. 

 

 

예기치 않게 보게 된 무대였는데요. 뜻하지 않게 맛보게 된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참석자들에게는 이런 수첩을 나눠줬는데요. 저도 한 권 받았습니다. ㅎ 보통의 책 한 권 크기라서, 메모하기에도 참 좋더라고요. ㅎ

 

 

생활하다 보면, 꼭 정해진 계획에서 가끔씩 예고도 없이 어긋날 때가 있는데요. 예전에는 그런 상황들을 직면하게 되면 뭔가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난 것 같은 조바심이 들었는데요. 지금은 그러한 상황에서 마음이 조금은 유연해진 것 같아요. 갑자기 마주한 혼자만의 시간을 유쾌하게 보낼 수 있는 여유로움도 생기고요. 

 

무엇인가가 틀어진다면, 그 또한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럼 그 상황에 맞게 다시 계획을 짜서 최선을 다하면 되고요. 소극장을 나서는데, 벌써 이렇게 꽃비가 거리를 물들였더라고요. 활짝 핀 벚꽃만큼이나 바람에 휘날린 꽃비도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루 종일 저는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선율을 흥얼거릴 것 같아요. 여러분들도 오늘 하루 엄청 행복한 일들과 갑자기 예고도 없이 불쑥 만나셨으면 정말로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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