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시골에 내려갔다가 아빠와 함께 갔던 덕산의 <한나네 숯불곱창>. 지난주에 오빠들이 내려가서 사드린 코다리찜을 맛있게 드셨다는 얘기를 듣고 이번에도 코다리찜을 사드릴까 했는데~~ "좋지. 지난주에 참 맛있게 먹었어." "아버님, 다른 것도 드시고 싶으신 것 없으세요?" 남편이 고기, 버섯전골, 굴, 어죽 등 여러 가지 메뉴들을 말씀드리자 "곱창집은 너무 멀지?"라고 말씀하시는 우리 아빠. ㅎㅎㅎ 곧바로 남편은 가던 방향을 바꿔 덕산 한나네 숯불곱창 식당으로 향했다.
한나네 숯불곱창
충남 예산군 예덕로 26번길
041) 338-0445
매주 월요일 정기휴일
브레이크 타임: 3시~4시 20분(주말, 공휴일 제외)
한나네 숯불곱창의 메뉴는 곱창구이와 곱창전골뿐이다. 우리는 곱창구이 한판과 곱창전골 중을 주문했다. 사장님께서는 구이도 드시니 곱창전골은 소를 시키라고 말씀하셨지만, 잘~~ 먹는 우리는 중을 선택했다. ㅎ
곱창은 손질이 중요하다고 하던데, 한나네 숯불곱창의 곱창은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아서 참 좋다. 오래전부터 충남 예산의 삽다리 곱창이 참 유명했는데, 나와 남편과 아빠는 이곳 덕산의 한나네 숯불곱창이 입맛에 맞는다.
예전에 백종원의 골목식당이라는 방송에 나온 해미 읍성의 곱창집이 유명하다고 해서 아빠를 모시고 함께 갔었던 적이 있다. 그곳도 맛이 있었지만, 우리는 한나네의 곱창을 더 좋아한다.
불판 아래는 숯불이다. 일단 곱창이 불판에 올려지면, 이제부터는 팔이 아프게 나무주걱으로 계속 뒤적여야 한다. 애벌로 데쳐 나오지만, 숯불향을 입혀 노릇노릇하게 구워줘야 곱창의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구이 역시 곱창 특유의 누린내가 전혀 나지 않는다.
남편이 먼저 익은 새끼뽀를 아빠께 드리자, 마늘과 함께 맛있게 잡수셨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다.
구이가 한두 점 남았을 즈음, 곱창전골이 나왔다. 냉이향이 그윽하게 전해져 감칠맛이 돌았다. 아빠께서 냉이향이 좋다고 말씀하시자, 사장님께서는 많이 드시라면서 접시 가득 냉이와 깻잎을 한 그릇 더 갖고 오셨다.
나는 곱창전골에 들어가는 수제비를 좋아한다. 그래서 남편이 수제비사리를 추가해 줬다. 가격은 1천 원. 요즘에는 수제비도 공장에서 만들어진 제품을 넣어주는 식당들이 많은데, 이곳은 손수 반죽을 해서 손으로 쭉쭉 찢어주신다. 그래서 수제비를 추가하고 싶다면, 꼭 곱창전골을 주문할 때 미리 말씀을 드려야 한다.
그런데 수제비 추가를 하지 않아도 될 만큼 기본적으로 수제비가 많이 들어 있다. 추가를 해서 그런지, 먹어도 먹어도 수제비 양이 줄어들지 않았다.
우리는 곱창구이도 맛있게 먹었지만, 특히 곱창전골 맛이 정말로 좋았다. 냉이향이 그윽하게 느껴져 마치 봄이 온 듯했다. 곱창전골에도 곱창이 많이 들어 있어 좋았고, 특히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전혀 느끼하지 않고 담백해서 아빠도 몇 그릇이나 맛있게 잡수셨다.
한나네 숯불곱창은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갓 무친 겉절이가 참 맛있다. 물론 동치미 맛도 깔끔하다. 무생채도 시원하고, 고추양념장도 칼큼하니 좋다. 야채나 마늘이 떨어지면 바로바로 갖다 주셔서 편하게 식사할 수 있다. 아빠가 맛있게 많이 잡수셔서 나와 남편은 무척이나 기분이 좋았다.
우리는 이른 저녁으로 3시가 넘어서 식당에 도착했었다. 이때쯤이면 식사 때가 지났으니 대기가 없을 거라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식당 안은 손님들로 만석이었고, 우리 앞으로 몇 팀이나 대기하고 있었다. 포장을 해가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사장님께서는 '전골과 구이를 맛있게 먹는 법'이라는 종이를 함께 넣어주셨다.
나는 대기를 하면서 그 종이에 적힌 비법이 궁금해서 살짝 보게 되었다. 큰 비법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간단명료하게 정리된 문장들이었다. 전골은 재료를 넣고 잘 끓이면 되고, 구이는 타지 않도록 잘 구워주는 것이 비법이었다. 역시 재료가 좋으면 큰 요리 비법이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5번 문항의 "맛있게 먹는다"가 아닐까 싶다. 그것은 누구와 함께 먹느냐도 한몫을 할 것 같았다. 우리는 오늘 아빠와 함께 먹어서 좋았고, 아빠가 잘 잡수셔서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한나네 숯불곱창의 전골에는 냉이향이 가득, 이미 봄이 한가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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