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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뒤의 사랑
앞만 보며 걸어왔다.
걷다가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를 일이다. 고개를 돌리자
저만치 걸어가는 사람의 하얀 등이
보였다. 아, 그는 내 등뒤에서
얼마나 많은 날을 흐느껴
울었던 것일까. 그 수척한 등줄기에
상수리나무였는지 혹은 자작나무였는지,
잎들의 그림자가 눈물 자국처럼 얼룩졌다.
내가 이렇게 터무니없는 사랑을 좇아
끝도 보이지 않는 숲길을 앞만 보며
걸어올 때, 이따금 머리 위를 서늘하게
덮으며 내가 좇던 사랑의 환영으로
어른거렸던 그 어두운 그림자는
그의 슬픔의 그늘이었을까. 때때로
발목을 적시며 걸음을 무겁게 하던
그것은 그의 눈물이었을까.
그럴 때마다 모든 숲이
파르르 떨며 흐느끼던 그것은
무너지는 오열이었을까.
미안하다. 내 등뒤의 사랑
끝내 내가 좇던 사랑은
보이지 않고 이렇게 문득
오던 길을 되돌아보게 되지만
나는 달려가 차마 그대의
등을 돌려 세울 수가 없었다.
- 오인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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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아빠와 함께 화원에 갔다.
그 많은 꽃들 중에서
유독 아빠의 시선이 머무른 곳.
그렇게
만데벨라는 아빠의 친구가 되었다.


위험들, 삶을 살지 않은 채로 죽지 않으리라
위험들 웃는 것은 바보처럼 보이는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다. 우는 것은 감상적으로 보이는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다. 타인에게 다가가는 것은 일에 휘말리는 위험을,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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