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와 나침반/그 곳

설악산의 푸르름에 기댄 느림의 시간들

난짬뽕 2023. 5. 28.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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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 hu

아름다운 관계

박남준

 

바위 위에 소나무가 저렇게 싱싱하다니

사람들은 모르지 처음엔 이끼들도 살 수 없었어

아무것도 키울 수 없던 불모의 바위였지

작은 풀씨들이 날아와 싹을 틔웠지만

이내 말라버리고 말았어

돌도 늙어야 품 안이 너른 법

오랜 날이 흘러서야 알게 되었지

그래 아름다운 일이란 때로 늙어갈 수 있기 때문이야

흐르고 흘렀던가

바람에 솔씨 하나 날아와 안겼지

이끼들과 마른 풀들의 틈으로

그 작은 것이 뿌리를 내리다니

비가 오면 바위는 조금이라도 더 빗물을 받으려

굳은 몸을 안타깝게 이리저리 틀었지

사랑이었지 가득 찬 마음으로 일어나는 사랑

그리하여 소나무는 자라서 푸른 그늘을 드리우고

바람을 타고 굽이치는 강물 소리 흐르게 하고

새들을 불러 모아 노랫소리 들려주고

뒤돌아본다

산다는 일이 그런 것이라면

삶의 어느 굽이에 나, 풀꽃 한 포기를 위해

몸의 한편 내어준 적 있었던가 피워본 적 있었던가

강원도 속초로 내려갈 때면, 우리 가족은 미시령 옛길을 오르며 바라보는 울산바위를 좋아합니다. 아들이 초등학교 때 저 울산바위를 함께 오른 추억이 있어 더욱 그러한가 봅니다. 겁이 많아 울산바위 측면에 설치되어 있는 철계단을 오를 때에는 제대로 서지도 못한 채 기어올라가는 저를 남편과 아들이 밀고 끌었던 그 기억들을 이제는 울산바위만 보이면 서로 웃으면서 꺼내놓게 되는 단골 레퍼토리가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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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바위를 바라보며 지낸 1박 2일간의 가족여행은 설악산의 푸르름에 기댄 느림의 시간들이었습니다. 한동안 정신없던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몸과 마음이 마음껏 게으름을 피웠고, 온 가족이 밤이 깊어가도록 밀렸던 이야기들을 풀어놓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그렇게 우리들의 소중했던 시간들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무렵, 서울로 올라가기 위해 주차장으로 내려갔는데요. 글쎄 주차장 벽면에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제비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제비를 봐 신기한 마음에 사진을 찍었는데요. 이 귀여운 제비는 인기척에도 놀라지 않고, 사진을 찍는 우리들을 향해 포즈를 취하더라고요. 

 

옛말에 제비꿈을 꾸면 좋은 일이 생긴다고 들었습니다. 이렇게 제비를 직접 보았으니, 꿈을 꾸었을 때보다 더 좋은 일들이 다가오지 않을까요?!!! 오늘 제 포스팅의 이 제비 사진을 보신 모든 분들도 분명 기분 좋은 소식들을 한가득 받아보시지 않으실까 싶습니다. ㅎ 여러분 모두의 일상에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포즈를 취하는 귀여운 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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