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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그리고 저녁>, 2023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욘 포세 장편소설

난짬뽕 2023. 12. 1.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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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그리고 저녁
  • 지은이: 욘 포세
  • 옮긴이: 박경희
  • 1판 1쇄: 2019년 7월 26일
  • 펴낸곳: (주)문학동네

 

<아침 그리고 저녁>, 삶과 죽음에 대한 기억들

<아침 그리고 저녁>은 2023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욘 포세의 소설이다. 옮긴이 박경희는 이 작품을 '삶과 죽음의 원형을 담은 액자'라고 표현했다. 그 표현은 이 책을 말하는 가장 적절한 표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 생명이 태어나는 순간으로부터 시작된 소설은 그 생명이 맞이하는 죽음의 세계를 그리며 막을 내린다. 

이 책의 표지에는 '욘 포세의 장편소설'이라고 쓰여 있다. 장편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비교적 짧은 소설에 가까운 이 책을 굳이 장편소설로 말하고 있는 것이 의아했다. 그러나 책을 읽고 나서는 그 의미가 충분히 느껴졌다. 요한네스라는 한 사람의 삶과 죽음, 그리고 그의 인생을 채웠던 사랑하는 사람들과 생활의 흔적들이 응축된 문장들로 서로 교차되고 마침표를 찍게 되는 <아침 그리고 저녁>은 아주 긴 호흡으로 마지막까지 여운을 남겼다. 

이 책 <아침 그리고 저녁>은 세련되지 않은 구어체와 동일어의 반복 등 소설을 읽는 내내 한 편의 시를 읊조리고 있는 듯한 리듬을 타게 되고, 마치 무대 한가운데를 응시하며 주인공 배우의 숨소리조차 선명하게 들려오는 연극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특히 이 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마침표가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1장과 2장으로 구성된 이 소설에서 마침표가 찍힌 것은 열 번 남짓에 불과하다. 그래서인지 <아침 그리고 저녁>에서 느껴지는 희곡적인 요소가 더욱 짙게 다가온다. 

평범한 노르웨이의 어부 요한네스. 그를 통해 말하고자 했던 욘 포세의 삶과 죽음, 사랑과 이별, 불안과 허무, 자유와 이로움 등은 요한네스에게만 국한되는 문제는 아니었다. 바로 나와 우리 모두가 걸어가야 할 길이기에, 욘 포세의 문장 사이사이에서 느껴지는 함축과 침묵의 의미들에 대해 잠시 되돌아보게 되었다. 

 그러한 의미에서 볼 때 <아침 그리고 저녁>이라는 제목 역시 간결하고 단순하지만, 욘 포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삶과 이별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신파적이지 않아 좋았다. 명료한 표현들로 인해 책을 읽고 나서도 감정은 혼탁해지지 않았으며, 앞으로 나를 포함한 주변사람들이 걸어갈 길에 대해 보다 심오하게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게 된 것 같다. 욘 포세의 <아침 그리고 저녁>은 책을 다 읽고 나서 그 여운의 무게 때문에 바로 도서관에 반납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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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욘 포세에 대하여

1992년, 2003년, 2019년 세 차례에 걸쳐 노르웨이어로 쓰인 최고의 문학작품에 주어지는 뉘노르스크 문학상을 수상했고, 1999년 스웨덴 한림원이 스웨덴과 노르웨이 소설에 수여하는 도블로우그상, 2003년 노르웨이 예술위원회 명예상, 2005년 노르웨이 최고의 문학상인 브라게상명예상, 2007년 스웨덴 한림원 북유럽 문학상, 2010년 국제 입센상, 2015년 북유럽이사회 문학상을 수상했고, 2003년 프랑스 공로 훈장에 이어 2005년 노르웨이 국왕이 내리는 세인트 올라브 노르웨이 훈장을 수훈했다.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선정한 '살아 있는 100인의 천재'에 이름을 올렸으며, 2023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욘 포세는 1959년 노르웨이의 해안도시 헤우게순에서 태어나 하르당게르표르에서 성장했다. 대학에서 비교문예학을 전공했고, 호르달란주에서 문예창작을 가르쳤다.

1983년 장편소설 <레드, 블랙>으로 데뷔한 그는 1994년 첫 희곡 <그리고 우리는 결코 헤어지지 않으리라> 발표 후 <이름>, <누군가 올 거야>, <밤은 노래한다>, <기타맨>, <어느 여름날>, <가을날의 꿈>, <나는 바람이다> 등이 국제적 명성을 얻고 전 세계 무대에 900회 이상 오르며, 입센 다음으로 가장 많은 작품이 상연된 노르웨이 극작가로서 현대 연극의 최전선을 이끌고 있다. 

음악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희곡과 소설, 시, 산문 등 다채로운 글쓰기를 선보이는 그의 작품들은 40여 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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