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나 사이
- 지은이: 김혜남
- 발행처: 메이븐
- 초판 1쇄: 2018년 1월 30일
<당신과 나 사이>, 거리가 필요하다
"인간관계 때문에 너무 힘들면 끝내 싸우고 돌아서게 됩니다. 관계를 끊으면서 서로 더 큰 상처를 입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억지로 관계를 좋게 만들려는 노력 또한 관계를 더 어긋나게 만들 뿐입니다. 그럴 때는 애쓰지 말고 거리를 두십시오. 둘 사이에 간격이 있다는 것은 결코 서운해할 일이 아닙니다. 그것이 얼마나 서로를 자유롭게 하고, 행복하게 만드는지는 경험해 보면 바로 깨닫게 될 것입니다."
정신분석 전문의 김혜남의 책 <당신과 나 사이>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요약하면 '우리들의 모든 관계에서는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라는 문장으로 정리될 것 같다.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받으며, 예전에 20주 연속 인문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너무 멀어서 외롭지 않고 너무 가까워서 상처 입지 않는 거리를 찾는 법'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맺는 관계들에 대해 깊이 들여다보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내 인생에서 스쳐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과 잘 지내고 싶다는 관계의 올가미 속에서 조금은 벗어나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좀 더 집중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우리들이 겪게 되는 거의 모든 문제들의 90%는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지금 우리들이 맺고 있는 관계에서 무엇을 덜어내고, 무엇을 채워야 할 것인지에 대한 해답은 개개인들에 따라 모두 다를 것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당신과 나 사이에는 거리가 필요하다고 이 책은 강조한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거리'란 어떤 의미일까. 그것은 결코 상대방을 차단하고 무시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김혜남 저자가 말하는 '거리'는 상대방과 나 사이에 "존중"을 넣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존중은 상대방이 나와 다르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을 뜻한다.
이것은 곧 상대방이 나와 다르다고 해서 그를 비난하거나 비판하지 않고 고치려고 들지 않는 것을 의미하는데, 즉 상대방을 내 마음대로 휘두르려고 하지 않고 그의 선택과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사람을 대할 대는 불을 대하듯 하라.
다가갈 때는 타지 않을 정도로,
멀어질 때는 얼지 않을 만큼만
(그리스 철학자 디오게네스)
<당신과 나 사이>, 책 속의 그 문장들
톨스토이의 "행복한 결혼 생활은 상대와 얼마나 잘 지낼 수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불일치를 감당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말이 정답일지도 모르겠다. p 36
보통 부모들은 아이가 가장 소중하다고 말하지만 10대 자녀와 대화하는 데 쓰는 시간은 매주 고작 16분 미만이다. (~) 중요하다고 말하는 관계일수록 그에 쓰는 시간도 비례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오히려 우리는 부차적인 관계들에 아주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p 41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만들기 위해 그 어떤 힘도 행사하지 않고, 상대를 그저 따뜻한 눈길로 지켜봐 주는 것. 그의 생각과 행동들이 그가 살아온 세월에서 비롯된 것임을 인정함으로써 그의 과거 전부를 끌어안는 것. 그러므로 그의 못나고 초라한 모습도 껴안는 것. 그렇게 아무 조건 없이 누군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이야말로 그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다. p 49
거리를 두는 것은 아예 상대방에 대한 마음을 닫아 버리고 그가 무엇을 하든 개의치 않는 것이 아니다. 거리를 둔다는 것은 슬프지만 그가 나와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음을 인정하고 그것을 존중하는 것이다. 즉 상대방이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하거나 비난하거나 무시하지 않고, 상대방을 바꾸려고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적절하게 거리를 둘 수 있으면 관계를 단절할 필요도 없고, 상대를 향한 복수심을 키울 필요도 없어진다. 오히려 상대를 미워하는 마음에서 빠져나와 홀가분해짐으로써 비로소 편안함을 되찾게 된다. p 54-55
무리한 부탁은 처음부터 단호하게 거절하는 것이 맞다. 한 번의 거절로 끝나 버릴 관계라면 내가 그 어떤 노력을 한다 해도 언젠가는 끝나 버릴 관계이기 때문이다. 대신 거절할 때는 상대방에게 불쾌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상황을 잘 설명해야 한다. 안 된다는 말을 못 하겠다면 우선은 너무 성급하게 수락하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p 76
자기 삶에 만족하는 경험이 늘어날수록 비교로 인해 고통받는 일이 적다. 그리고 인생의 목적은 남들보다 우위에 서는 데 있지 않다. 그저 인생을 더 느끼고, 더 즐기고, 행복해지면 그만이다. p 105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이 아니다. 사랑의 반대말은 무관심이다. 우리들의 삶과 인간관계에 가장 파괴적인 힘을 발휘하는 것이 바로 무관심이다. 만약 '남편은, 아내는, 딸은 언제든 나를 이해해 줄 거야'라고 생각하며 관계 유지를 위해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그 관계는 죽어 버린다. 관계야말로 관심을 가지고 제때 물을 주고, 항상 보살펴야 할 씨앗이나 다름없다. p 179
친구 숫자는 결코 중요한 게 아니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그 친구들 중에 내가 힘들 때 기꺼이 달려와 줄 수 있는 친구, 그래서 내 곁에 머물러 줄 친구가 있느냐는 것이다. p 247
정신분석 전문의 김혜남에 대하여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나 두 아이의 엄마로, 시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며느리로 바빴던 그녀는 마흔 살까지만 해도 '내가 잘했으니까 지금의 내가 있는 거지'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그녀를 필요로 했으면 했지, 그녀에게는 그들이 별로 필요 없다고 여겼다. 더 나아가 자신 없이는 집이고 병원이고 환자들이고 다 잘 지내지 못할 것이라고 자만했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국립정신병원(현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12년 동안 정신분석 전문의로 일했다. 경희대, 성균관대, 인제대 의대 외래 교수이자 서울대 의대 초빙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고, 김혜남신경정신과의원 원장으로 환자들을 돌보았다.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고맙다고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원망한 적이 더 많았다. 당시에는 인간관계가 그저 힘들고 피곤하게만 느껴질 뿐이었다. 그런데 2001년 몸이 점점 굳어 가는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후 그녀를 찾아오거나 연락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병세가 악화되어 2014년 병원 문을 닫은 이후에는 그렇게 많던 지인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사라지고 없었다. 그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세상이 그녀 없이도 너무나 멀쩡하게 잘 돌아갔다는 사실이다.
그제야 그녀는 자신의 곁을 지켜주는 사람들을 다시 보게 되었고, 동시에 과거에 건성으로 대했던 사람들에 대해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녀는 인간관계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과거의 자신처럼 실수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심리학이 서른 살에게 답하다>, <나는 정말 너를 사랑하는 걸까?>,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 <어른으로 산다는 것>, <김혜남의 그림편지 - 오늘을 산다는 것> 등의 책을 펴냈고, 2006년 한국정신분석학회 학술상을 받았다.
<당신과 나 사이>, 눈에 띄는 제목들
- 혼자가 편하다는 사람들의 심리
- 그녀는 왜 결혼하고 나서 더 외롭다고 말하는 걸까?
- 제일 가까운 사람들이 가장 큰 상처를 준다
- 과거가 불행하다고 다 그렇게 살지는 않는다
- 나를 위한 선택을 할 때 미안해하지 마라
- 타인에게 함부로 당신을 평가할 권리를 주지 마라
- 화목한 가정은 안 싸우는 집이 아니라 갈등을 잘 해결하는 집이다.
- 당신은 친한 친구에게 돈을 얼마나 빌려줄 수 있는가?
- 외롭다고 아무나 만나지 마라
- 가끔은 적극적으로 혼자가 되어라
- 남이 나를 함부로 하지 못하게 만드는 법
+++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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