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식당에서 예쁜 늙은호박을 봤습니다. 창가에서 햇볕을 받고 있는 늙은호박이 한 송이 꽃과도 같이 예쁘고 귀엽게 보이더라고요. 성인병은 물론이고 피부미용과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좋은 늙은호박은 가을 보약이라고도 알려져 있는데요. <동의보감>에 의하면, "성분이 고르고 맛이 달며, 독이 없고 오장을 편하게 하며 산후 진통을 낫게 하고 눈을 밝게 한다"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각종 민간요법으로 활용되고 있는 늙은호박은 단백질과 당질, 비타민, 미네랄 등의 성분이 풍부한데요. 늙은호박을 노란빛으로 만들어주는 카로티노이드는 항암효과가 있어 하루 반 컵 정도 꾸준히 섭취하면 폐암에 걸릴 확률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하네요. 또한 잘 익은 과육에는 비타민C와 노화방지에 좋은 베카로틴이 들어 있어 중풍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늙은호박의 열량도 쌀의 1/10 정도로 낮아 다이어트식으로도 좋고, 섬유질과 무기질이 풍부해 변비를 예방할 수 있으며, 피를 맑게 하고 혈당을 조절하는 기능도 있어 고혈압과 당뇨병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네요. 또한 유방암을 막아주고 전립선염에도 도움을 주고요. 회복기 환자나 위가 약한 사람에게도 좋고, 산후 부기 제거, 숙취 해소에도 도움이 되며, 마른 사람이 꾸준히 먹으면 살이 찌는 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성인병과 변비, 설사, 냉증, 감기, 야맹증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니 정말로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늙은호박은 꼭지부터 씨까지 두루 사용되는데요. 잎은 다량의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어, 살짝 쪄서 쌈을 싸 먹으면 좋은 맛을 즐길 수 있고, 씨는 칼슘과 인 및 각종 비타민과 머리를 좋게 하는 레시틴과 필수 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어 스테미너 간식으로도 최고인데요. 출산 후 젖이 잘 나오지 않을 때 늙은호박이 효과가 있다는 것은 바로 이 씨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기침이 심할 때도 늙은호박을 달인 물이나 팬에 살짝 볶은 호박씨를 하루 30~50알씩 먹으면 좋다고 해요. 껍질은 막힌 기를 뚫어주고 몸의 열을 다스려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효과가 있으니, 말린 호박껍질을 끓는 물에 넣어 한소끔 끓인 뒤 건더기는 건져내고 기호에 따라 꿀을 타서 마시면 좋다고 합니다.
하지만 좋다고 해서 너무 많이 먹으면 몸이 습해지고 기 순환 장애를 일으키는 등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고 하니 조심해야겠어요. 특히 신경을 많이 쓰는 사람은 가슴이 답답하고 몸이 부을 수도 있다고 하니, 이런 증세가 나타나면 즉시 섭취를 중단해야 한다고 합니다.
늙은호박은 저장도 크게 힘들지 않은데요. 통풍이 잘 되는 10℃ 이하에서 보관하면 된답니다. 늙은호박은 겨울철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 A의 훌륭한 공급원이 되기도 하는데요. 호박을 잘라 씨와 속을 긁어낸 후 껍질을 깎아 적당한 크기로 썰어 햇볕에 말린 후 바람이 잘 통하는 자루나 바구니에 보관하거나 쪄서 냉동보관하면 그때그때 사용할 수 있어 좋아요.
늙은호박을 구입할 때에는 모양이 둥글고 흠집이나 멍이 없으며, 표면의 골이 깊게 파이고 꼭지 부분이 함몰된 것으로 고르면 되는데요. 들었을 때 묵직하고, 반으로 잘랐을 때 씨가 촘촘한 것이 좋은 호박이라고 합니다. 늙은호박은 죽 이외에도 생강이나 사과와 함께 갈아 잼으로 만들어 먹어도 맛이 좋답니다. 웰빙 열풍을 타고 귀한 식재료가 된 늙은호박을 몇 덩어리 집으로 모셔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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