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 이후
도종환
사막에서도 저를 버리지 않는 풀들이 있고
모든 것이 불타 버린 숲에서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믿는 나무가 있다
화산재에 덮이고 용암에 녹은 산기슭에도
살아서 재를 털며 돌아오는 벌레와 짐승이 있다
내가 나를 버리면 거기 아무도 없지만
내가 나를 먼저 포기하지 않으면
어느 곳에서나 함께 있는 것들이 있다
돌무더기에 덮여 메말라 버린 골짜기에
다시 물이 고이고 물줄기를 만들어 흘러간다
내가 나를 먼저 포기하지 않는다면
어렸을 때부터 스누피를 좋아하던 저는 지난 주말에 서점에서 이 책을 보았습니다. 운동을 즐기는 우리의 친구, 페퍼민트 패티였어요. 찰리 브라운을 좋아하는 단발머리 소녀 패티도 "역시 인생은 쉽지 않구나"라고 말하고 있네요.
이 제목을 보고 나니, 문득 도종환 시인의 '폐허 이후'라는 시의 한 행이 떠올랐어요. 내가 나를 먼저 포기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이 문구 뒤에 쓰일 문장들은 헤아릴 수 없이 무한대이겠죠. 인생이 뭐, 그렇게 쉽지 않더라도 그날그날 그때 그때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하루하루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보내려고요.
책을 둘러보고 서점을 나서는 길에, 피식~ 하고 웃음이 나왔어요. 출입구 한쪽에 자리한 엽서 코너에서 유독 눈에 들어온 이 카드들을 한번 보실래요. 마치 제 마음에 응원이라도 해주는 듯했습니다. '룰루랄라'라는 어휘는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요. 불현듯 궁금해졌답니다.
룰루랄라...... 여러분들의 오늘도, 내일도, 그다음 날도...... 그냥 룰루랄라!!!!!...... 언제나 룰루랄라~~~ 입니다!!!!!!
몽마르트르 공동묘지, 기억의 조각들이 맞춰지는 고요한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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