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너머/볼록 렌즈

보라, 매력적이며 신비스러운 빛

난짬뽕 2021. 4. 4.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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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이며 신비스러운 빛

보라

 

 

보라색은 베일에 싸인 마법의 색이다. 여러 색상 가운데서 가장 독특하고 매력적이며 신비스러운 빛을 발한다. 또한 상대방의 마음을 흔들리게 하는 매혹적인 힘도 있다. 예로부터 성직자나 권력자들을 상징했던 빛깔로, 한편으로는 열정적인 유혹으로 역사를 장식했던 보라색의 발자취를 더듬어 본다. 

 

 

 

보라색은 남아메리카의 원시림이나 중앙아프리카, 아시아 내륙에 사는 원주민들, 그리고 신비주의를 신봉하는 사람들처럼 문화나 물질문명에 비교적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들에게 특별히 사랑받았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모든 색상 중에서 보라가 가장 기묘한 빛을 발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종교 부문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승과 저승 간의 중재자 역할을 담당한다는 의미로 추기경은 보라색 예복을 입었으며, 불교에서도 스님들이 부처님과 중생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보라색 예복 차림을 했다. 

 

성스러움과 신비

보라색을 뜻하는 영어 퍼플(purple)은 보라색 염료를 얻기 위해 사용한 고둥(나사 조개의 총칭)의 라틴어 이름인 푸르 푸라(purpura)에서 유래되었다. 이 고둥의 분비선에서 추출한 액을 바닷물로 녹여 천에 바르듯이 염색했다. 하나의 고둥에서 얻을 수 있는 분비액은 아주 적은 양이기 때문에, 어른의 옷 한 벌을 염색하기 위해서는 수천에서 1만 개의 고둥이 필요했다고 한다. 그러므로 일반 사람들이 보라색 옷을 입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렇게 염색 재료를 구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보라색은 일부 권력자들만이 사용할 수 있는 고귀한 색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여하튼 동서양을 막론하고 백성들은 보라 빛깔을 쓰지 못하게 하는 금지령이 수천 년간 이어져 내려왔다. 

 

보라색이 이렇듯 신비한 느낌을 주다 보니 로마시대에 보라색은 황실의 색이었으며, 중국에서도 천자가 거처하는 대궐을 자금, 천자가 입는 보라색 옷을 자포라고 부르며 보라색의 성스러움을 한껏 강조했다. 한 나라를 통치하는 지배자가 자신을 신비한 존재로 부각하기 위해 보라색으로 성스러움을 넘어서 신비함을 자아내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 

 

 

열정과 유혹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작품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의 2막 2장을 보면, '클레오파트라가 탄 배는 바다 위에서 황홀하게 빛나고 있었다. 마치 화려한 옥좌와도 같았다. 갑판은 황금으로 덮여 있었다. 이 자주색(붉은 기가 도는 보라색) 배가 유혹적인 향기를 풍기자, 바람은 사랑에 애태웠다.'라는 대목이 나온다.

 

 

고대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는 로마 장군 안토니우스가 이집트에 왔을 때 온통 보라색으로 단장한 배를 타고 보라색 옷을 입은 채 마중을 나갔다고 한다. 그 이유는 바로 안토니우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 

 

색채 심리학자들이 말하길, 보라색은 매우 신비스러운 느낌 이외에도 우아하면서도 고상한 분위기를 자아낸다고 한다. 동시에 외로움이나 슬픔을 연상시키며, 환상의 세계로 빠져들게 유도하는 색채로 알려져 있다. 클레오파트라는 이러한 보라색의 느낌을 잘 알고 있었기에 안토니우스의 마음이 자신에게 향하도록 하기 위한 마법의 수단으로 보라색을 이용했던 것이다. 뿐만 아니다. 지금은 자주색 소파를 흔히 볼 수 있지만, 기원전 49년 클레오파트라 궁에는 큰 홀에 매우 긴 자주색 소파를 놓고 관능적인 분위기가 필요할 때 이용했다고 한다. 

 

고대 헤브루를 비롯한 초기 기독교 성직자들은 물론 그리스 신화의 신들도 보라색 장삼을 입었으며, 솔로몬 왕의 마차 색깔도 보라색이었다. 오늘날 과거와 같이 보라색을 통해 성스러움을 강조하는 경향은 많이 사라졌지만, 상대방으로 하여금 신비한 감정을 유발하여 마음을 사로잡는 수단으로 여전히 보라색은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지난 시절에는 신과 인간의 중재자로서, 그리고 지금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기묘한 분위기를 연출해주는 열정의 색으로 보라색은 여전히 우리들을 유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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