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을 찾아 떠나는 시간여행
유적지 탐방
모든 여행은 그것만의 낭만과 추억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우리나라의 역사와 풍물 등 잊혀 가는 전통문화를 직접 만날 수 있는 유적지 여행은 우리들의 삶 속에 숨어 있는 보석을 찾은 듯한 기분이 듭니다. 한 나라의 역사와 문화, 지역적 명물을 가까이에서 보고, 체험하고,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건너온 느낌입니다. 특히 자녀들이 있는 가정에서는 교과서에 나온 지명과 명소, 인물들을 연상시킬 수 있는 살아있는 지식을 전달해 줄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고구려의 역사가 담긴 단양 온달산성, 찬란한 통일신라의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경주 불국사, 조선시대 한양으로 통하는 중요한 성문이었던 국보 1호 숭례문,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우리 궁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린 창덕궁, '한국의 미소'로 불리며 세계에 널리 알려진 국보 83호 금동 미륵보살 반가 사유상, 의상대사와 선묘 낭자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담겨 있는 부석사 무량수전 등은 우리 민족 오천 년 역사의 숨결을 다시 한번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유적들입니다.
학교 교과서에 나온 내용이나 학습과 관련된 자료들을 분야별로 묶어, 여행하고자 하는 곳과 얽힌 사연이나 전해오는 이야기들을 미리 알고 떠나면 더욱더 알찬 여행이 될 것입니다.
사진과 그림을 통해 간접적으로 배운 우리나라의 유적지를 가까이에서 체험해 본다면,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자긍심은 물론 어린 자녀들의 역사의식을 고취시키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시간이 멈춰버린 민속마을
하회마을
1999년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방문하여 더욱 유명해진 안동 하회마을은 1984년에 중요 민속자료 제122호로 지정된 곳입니다. 민속적 전통과 건축물을 잘 보존한 풍산 류 씨의 집성촌이기도 합니다.
하회라는 지명은 낙동강 물이 동쪽으로 흐르다가 S자형을 이루면서 마을을 감싸 도는 형국에서 유래되었다고 전해집니다. 마을 앞으로 넓은 모래밭이 펼쳐져 있는 가운데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과 울창한 노송 숲, 강 건너편에 깎아지른 듯 세워진 부용대가 아름다운 경관을 자아냅니다.
유성룡 등 많은 고관들을 배출한 양반고을로, 임진왜란의 피해도 없어서 전래의 유습이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낮은 구릉을 중심으로 모든 집이 낮은 쪽을 향해 배치되어 있어 집의 방향이 동서남북으로 제각각 들어앉은 것이 특징입니다.
지금까지 보물이나 중요 민속자료로 지정된 가옥은 양진당(보물 306), 충효당(보물 414), 북촌댁(중요 민속자료 84), 원지정사(중요 민속자료 85), 빈연정사(중요 민속자료 86), 유시주 가옥(중요 민속자료 87), 남촌댁(중요 민속자료 90) 등입니다.
양진당, 충효당, 남촌댁, 북촌댁 등 큰 가옥들은 사랑채나 별당채를 측면으로 연결하거나 뒤뜰에 따로 배치하는 등 발달된 주거 구조를 보이고, 장대한 몸채와 사랑채, 많은 곳간, 행랑채가 공통적으로 갖추어져 있습니다. 특히 대청과 별당, 사랑방, 서실 같은 문화적 공간을 볼 수도 있습니다.
하회마을은 별신굿탈놀이와 하회탈이 유명한데, 초랭이 · 양반 · 백정 탈 등 국보로 지정된 하회 병산탈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탈로 하회 별신굿탈놀이에 쓰입니다.
고래등 같은 기와집과 소박한 초가집이 조화를 이룬 하회마을 자체도 볼거리가 많지만, 하회마을 강 건너편에 위치한 부용대는 더욱 장관입니다. 배로 5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에 있는 부용대는 기암절벽과 강물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광을 자아냅니다.
특히 64m의 절벽에서 바라보는 하회마을의 전경은 매우 장관입니다. 나룻배를 타고 부용대로 가는 짧은 시간 동안 마치 신선이 된 듯한 기분이 들 것입니다.
경복궁
규모와 건축미에 있어 으뜸으로 손꼽히는 궁궐이 바로 경복궁입니다. 태조 이성계가 지었으며, 궁 안으로 들어서면 넓은 돌 마당이 시원스럽게 펼쳐진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돌 마당 앞에 위엄 있는 자태로 들어선 근정전 뒤로는 천추전, 사전전 등 크고 작은 건물들이 아기자기하게 배치되어 있어 날씨가 좋은 날 천천히 걸으며 감상하기에 좋습니다.
창경궁
조선 왕조 정전 중 가장 오래된 명정전과 명당수가 흐르는 곳에 설치한 돌다리인 옥천교가 고풍스러운 멋을 더해 줍니다. 성종이 세조의 비 정희왕후와 생모인 소혜왕후, 양모인 안순왕후를 위해 창건한 궁입니다. 명정전 옆으로는 천문을 관측하던 관천대가 자리 잡고 있고, 구름다리를 통해 종묘를 드나들 수도 있습니다.
송천 떡마을
떡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곳입니다. 3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송천 떡마을에서는 찹쌀을 시루에 얹어 장작불로 찌고 떡메로 쳐서 일일이 손으로 떡을 빚어냅니다. 떡을 만드는 쌀 또한 농약을 쓰지 않고 오색약수에서 흘러내린 물을 이용해 마을에서 직접 농사지은 것만 사용합니다.
바람떡, 송편, 호박떡, 경단, 이바지떡 등 모든 종류의 떡을 맛볼 수 있으며, 체험장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 관광객들이 직접 떡메도 치고 떡도 만들 수 있습니다.
갓과 도포를 입은 사람들
청학동
나라 안에 아무리 큰 난리가 나도 전혀 해를 입지 않는다는 10대 명당자리 중 한 곳인 청학동은 지리산 해발 800m 고지 산비탈에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져 있습니다. 최치원 선생이 은거하던 곳이기도 한 이곳은 우리 고유의 흰색 한복을 입고 상투를 틀고 있는 등 독특한 생활방식을 보여 일명 도인촌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마을 끝자락에 자리 잡은 충효당에 오르면 도포를 곱게 차려입고 갓을 쓴 할아버지가 손님을 맞이하며 대나무 평상에 앉아 청학동의 이념을 설명해 주기도 했는데, 지금은 팬데믹 시대라 많이 달라졌을 것 같습니다.
'청학'이란 털 빛깔이 푸른 학을 이르는 말입니다. 곳곳에 위치한 서당에서 글 읽는 소리가 낭랑하게 울려 수십 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는 이곳은 청소년들의 예절 교육장으로 이름나 있습니다. 청학동 옆에 자리한 환인, 환웅, 단군을 모시는 배달겨레의 성전, 삼성궁은 징을 세 번 울려야 안내자가 나오는 곳으로 일상생활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세계를 엿볼 수 있습니다.
주변의 볼거리로는 하동 평사리 마을 앞에 위치한 평사리공원을 들 수 있는데, 넓은 잔디 광장 앞으로 섬진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어 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입니다. 섬진강에는 강줄기보다 넓은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어 백사장에 내려가 사각거리는 모래 위를 맨발로 걸을 수 있는 좋은 휴식 공간이기도 합니다.
또한 경상남도와 전라남도를 이어주는 화개장터는 김동리의 소설 <역마>의 무대이기도 한데, 엿장수의 흥겨운 공연과 산나물과 녹차 등 지리산 특산품을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을 비껴가다
한국민속촌
지방별로 특색을 갖춘 농가와 민가, 관가 등이 길에 늘어서 있고 서원과 한약방, 대장간, 저잣거리 등 조선시대 후기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풍물들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한국민속촌입니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한국민속촌은 민족문화자원을 보존하고, 자라나는 2세들의 교육을 위한 학습장 및 내외국인을 위한 전통문화의 소개 등을 설립 취지로 하여 1974년에 완공되었습니다. 조선 후기의 생활상을 재현해 놓았는데, 당대의 계층별 문화와 무속신앙, 세시풍속 등을 재현하여 전시해 놓았으며, 99칸 양반 주택 등을 비롯하여 유기공방 등 전통공방을 생동감 있게 구성해 놓았습니다.
공연행사로 농악, 줄타기, 전통혼례식, 중요 무형문화재 공연 및 기타 특별한 이벤트 행사가 절기별로 행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야외에서 전시하기 어려운 부분은 옥내 민속전시관을 통해 민속생활 전반을 둘러볼 수 있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널찍한 마당에 들어선 장터에서 뜨끈한 국밥과 장터국수, 빈대떡, 인절미, 파전, 동동주 같은 우리 고유의 다양한 음식을 먹는 맛도 그만입니다.
답답한 가슴을 파고드는 시원한 바람을 만나다,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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