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동백꽃 매화 진달래
전국 명소 봄꽃 축제 여행
빨강, 노랑, 분홍 등 봄을 물들이는 빛깔은 다른 어느 계절보다도 선명하며 한층 직선적인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3월이 지나고 4월이 다 가기 전에 그 아름다움은 어느새 소리 없이 조용히 사라질 준비를 합니다. 너무나 짧은 시간 동안의 아름다움. 그래서 봄꽃을 맞이하는 우리들은 만개한 꽃봉오리에 대한 수많은 감탄사와 더불어 한편으로는 깊은 아쉬움도 동반하게 됩니다. 올봄, 전국을 색색으로 곱게 수놓을 꽃길로의 여행을 추천합니다.
봄의 전령사, 매화
봄꽃 중에서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매화는 3월 중순에 개화가 절정에 이르며, 꽃이 지고 나면 열매인 매실로도 인기가 좋습니다. 전남 광양의 섬진강 매화마을은 논과 밭에 곡식 대신 매화를 심어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온 세상이 하얀 꽃으로 뒤덮입니다.
10만 그루의 매화나무가 만들어 내는 환상적인 꽃 세계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장관으로, 영화 <취화선>과 TV 드라마 <다모> 등의 촬영지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눈처럼 흩날리는 꽃송이, 벚꽃
봄꽃 여행의 대표라 할 만큼, 전국적으로 고르게 분포되어 있습니다. 다만 남쪽 지방은 4월 초부터 개화하는데, 한꺼번에 피었다가 일주일 내에 금세 져버리기 때문에 여행 시기를 잘 맞추어야 합니다.
호수나 바다를 따라 벚꽃길을 드라이브하고 싶다면, 경남 합천호 백리벚꽃길이 좋습니다. 또 경남 남해대교에서 남해읍 방향으로 5km에 이르는 해안도로도 괜찮으며, 전북 전주와 군산 간의 47km 도로는 국내에서 가장 긴 벚꽃 드라이브 길로 유명합니다.
그 밖에 유난히 큰 꽃송이로 알려진 계룡산 동학사와 화개장터에서 쌍계사 초입까지 이어지는 환상적인 벚꽃터널도 운치 있는 분위기를 맛볼 수 있습니다.
붉은 유혹, 동백꽃
진초록 잎사귀 사이로 수줍은 꽃봉오리들이 모두 약속이나 한 듯이 짙은 적색으로 살짝 속살을 드러내는 동백나무.
전북 군산과 맞닿아 있는 충남 서천군의 마량리 동백나무숲은 약 100여 그루의 동백나무가 군데군데 심어져 있는 아담한 동산입니다. 원래 7m까지 자라는 보통의 동백나무에 비해 그 높이가 겨우 2m 안팎밖에 되지 않습니다. 언덕에는 서해바다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동백정이 서 있는데, 이곳에서 정면으로 눈에 들어오는 오력도라는 작은 섬이 있습니다.
지척에 있어도 서로 맞닿을 수 없는 동백나무숲과 오력도. 원래 동백꽃은 애잔한 느낌이 드는 꽃이기는 하지만, 이곳 마량리에서 바다와 함께 바라보는 동백꽃은 다른 어느 곳보다도 왠지 더 쓸쓸한 기분이 듭니다. 동백나무숲 주변에 위치한 홍원항과 춘장대해수욕장, 마량포구에서는 각종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도 있습니다.
한편 5천여 평에 5~6백 년 된 동백나무 3천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고창 선운사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며, 노비봉이라는 작은 봉우리를 덮고 있는 동백꽃이 멀리서 보면 마치 붉은 바위인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군산의 비안도 역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또한 거제도 야생 동백군락지는 국내 최대 규모의 동백꽃 단지로, 3월 중순경에는 일제히 꽃봉오리를 피워냅니다.
불타는 설렘, 진달래
나지막한 산허리에 지천으로 피아나는 진달래는 개나리와 함께 우리나라 봄꽃의 양대 산맥을 이룹니다. 3월 말부터 피기 시작하여 4월 중순이면 만개하는데, 가장 대표적인 곳이 바로 여수 영취산입니다. 510m에 불과한 산으로, 등산로가 완만하기 때문에 가족 산행으로도 좋은 곳입니다.
15만 평을 분홍빛으로 물들이는 진달래는 중턱을 넘어서부터 정상까지 온통 뒤덮여 있어 불붙은 듯한 절경을 만들어냅니다. 그밖에 대구 달성 비슬산과 민주지산도 능선을 따라 도열해 있는 진달래로 유명합니다.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서울 주변 봄나들이
- 벚꽃 여의도 국회의사당 주변 윤중로, 광진구 워커힐 길, 송파구 석촌호수 길, 과천 서울대공원 외곽순환도로, 은평구 증산로, 금천구 벚꽃십리길(시흥역~가리봉역)
- 벚꽃, 개나리, 진달래 남산
- 개나리, 벚꽃, 철쭉 강서구 우장산, 성북구 개운산
- 개나리 성동구 응봉산, 강남구 양재천 제방, 중랑구 망우리고개 일대
- 철쭉 창덕궁, 신촌 명물거리, 관악산
- 유채꽃 중랑천변, 안양천변
그밖에 철쭉 산행의 명소로는 소백산과 남원 바래봉, 무주 덕유산, 두위봉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수려한 산세와 초원 위에 어우러진 소백산 철쭉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철쭉의 명산입니다. 연화봉에서 정상인 비로봉 사이에 둥글둥글하게 피어 있는 연분홍 철쭉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해발 1,165m의 바래봉 철쭉은 아기자기하면서도 상쾌한 멋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변의 국립종축원과 운봉 목장의 푸근한 풍경과 더불어 등산객들이 많이 몰리고 있습니다. 무주 덕유산 철쭉 역시 매년 등산객들의 넋을 빼놓을 만큼 예쁜데, 그 정경이 당당하고 자신만만하게 자신의 아름다움을 내보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강원도 정선과 영월에 걸쳐 있는 두위봉은 새롭게 철쭉 명소로 떠오른 곳이기도 합니다. 산기슭을 돌아 흐르는 강물만이 보이는 오지에서 만날 수 있는 철쭉이라 다른 곳과는 그 느낌이 사뭇 색다르게 다가옵니다.
봄꽃은 매년 이맘때가 되면 늘 만나게 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의 아름다움 때문에 언제나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것 같습니다. 이때를 놓치면 다시 일 년을 기다려야 하는 봄꽃들을 올해에는 많이 많이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때로는 이 작은 꽃봉오리들이 지친 우리 삶의 위안이 되고, 기쁨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니까요. 올봄에도 모두들 함께 꽃구경 한 번 다녀오시면 어떠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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