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제철음식 보양식은 영양만점 천북 굴로 원기회복하세요
주말 아침, 일어나자마자 남편이 갑자기 충남 천북에 내려가자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큰 장바구니를 챙기며 후다닥 외출 준비를 마쳤다. 보령시 천북면은 굴단지로 잘 알려져 있다. 신선한 생굴이나 석화, 뻘낙지 등으로 유명하다.
나는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굴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었다. 결혼 전 솜씨 좋은 나의 엄마는 겨울철이 되면 싱싱한 굴로 어리굴젓을 담고, 굴물회를 말아주시곤 했다. 물론 자주 초고추장에 그대로 찍어 먹는 굴 그대로를 늘 상위에 올리시곤 했다. 그때에는 굴 한 점을 먹는 둥 마는 둥 했던 것 같다. 결혼을 한 후에는 시아버님께서 굴을 좋아하셔서 매년 겨울이 되면 한 번에 굴 한 박스씩을 사서 가족들이 함께 먹었었다. 그런데 불과 몇 년 전부터 겨울철이 되면 갑자기 굴이 먹고 싶어 졌다. 예전에는 한두 점 먹을까 말까 하던 내가, 친정엄마와 시아버지께서 모두 돌아가신 후에야 굴 맛을 알게 된 걸까. 그래서인지 남편은 겨울만 되면 나에게 굴을 먹인다.
잠실에서 출발한 지 2시간여 만에 천북에 도착했다. 천북 굴단지 입구에서 마을 주민들이 직접 체온을 측정하고, 출입할 수 있는 입장 팔찌를 건네줬다.
천북 굴단지는 온통 굴천지이다. 어느 집이든 모두 굴을 판다. 한집 건너 모두들 방송에 나온 가게들이다. 우리는 백종원 3대 천왕 맛집에 나왔다는 해당화 굴구이집의 사장님과 눈이 마주쳐 이곳에서 굴을 샀다.
굴 포장은 종이 쌀포대에 넣은 다음, 다시 비닐에 싸준다. 그렇지 않으면 굴 껍데기에 비닐이 찢어지기 때문에 곤란해진다. 한 망 가득한 양을 보는 순간 집에 가서 찌는 것은 둘째치고, 껍질을 깔 남편 모습에 조금 미안한 맘이 들었다. 남편은 굴을 먹을 때, 항상 내가 많이 먹게 하기 위해 직접 껍질을 벗겨준다.
뻘낙지도 두 마리 함께 샀다. 낙지는 단백질, 철, 인 등이 함유되어 있고, 철분, DHA, 각종 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어 여성들의 빈혈, 간장 기능 강화 및 아이들 두뇌 발달에도 좋다고 한다. 특히 뻘낙지는 식감이 부드러우면서도 쫄깃쫄깃하고 향미가 느껴진다.
집에 와서 굴찜을 했다. 사장님께서 가리비도 서비스로 넣어주셨는데, 맛이 좋았다. 이제부터 남편의 수고스러움이 시작되었다. 굴 껍질에 손을 베일까 봐 목장갑을 끼고 작업에 들어갔다.
뻘낙지는 탕탕이를 해서 기름장을 곁들였다. 굴과 낙지 모두 서울에서 사 먹는 맛과는 비교할 수 없다. 생굴도 사 왔는데, 내일 아침에 김칫국을 끓일 때 넣을 생각이다. 왕복 4시간 운전에, 지겹도록 굴 껍데기를 깐 남편에게 이렇게 글로서나마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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